수입업자는 ‘반사이익’
3월 이후 안정될 듯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한국으로부터의 송금에 의존하는 유학생, 공관, 지상사 등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반면, 한국으로부터 물품을 수입하는 수입업자들은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 유학생, 공관 등 고통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하기 위해 지난달 입국한 유학생 나씨는 “환율이 너무 올라 힘들다”면서 “일단 처음에 가져온 목돈으로 최대한 버텨야 한다”고 어려운 경제상황을 토로했다. 고환율로 고통받는 것은 비단 유학생들 뿐만이 아니다. 원화로 책정된 월급을 받는 공관원들은 환율이 크게 올라 실질 월급수준이 대폭 줄어들었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의 한 공관원은 “달러당 1,100원에 맞춰 예산이 책정돼 있는데 환율이 1,500원에서 1,600원 정도까지 올라 월급이 30-40% 정도 깎였다고 봐야 한다”며 “전화비, 난방비와 같은 공관의 다른 예산들도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여권 수수료 같은 경우는 환율수준에 맞춰 내려야 할 지도 모른다”며 고환율로 인해 현지 교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 수입업자들은 반사이익 얻을 듯
유학생, 공관, 지상사 등에서는 고환율로 인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한국으로부터 물품을 수입하는 수입업자들은 환율로 인해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서니베일 한국 수퍼마켓의 한 매니저는“한국에서도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다지 큰 효과는 없다”면서도 “요즘들어 한 두 품목 정도는 물건값이 싸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매가격에 일정비율 이익을 붙이기 때문에 현상태가 지속되면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가격은 항상 유동적”이라고 덧붙였다.
◇ 환차익 위한 송금 ‘급증’
고환율 추세가 이어지자 환차익을 위해 한국으로 송금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나라은행 오클랜드 지점에 따르면 평상시 하루 5건 정도의 송금이 지난 2월 27일(금) 하루 11건으로 2배 가량 늘었고 3월 2일(월) 오전만 13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은행 관계자는 오후까지 발생할 송금건수를 모두 합하면 평상시의 3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분간은 고환율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다음주까지 한국으로의 송금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환율, 3월 지나면 안정될 듯
조만선 나라은행 오클랜드 지점장은 “일본계 은행들이 한국 은행들에 빌려준 대출금의 만기일이 3월에 몰려있는데 대출금을 만기까지 연장해주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는 것에서부터 3월 위기설이 시작된다”며 3월 위기설이 고환율 추세의 한 원인임을 지적했다. 조 지점장은 이어 “미국 기관투자가들이 사들였던 한국 주식을 미국의 경기침체에 따라 팔게 되면서 달러 수요가 많아지게 된 것도 다른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외환딜러와 같은 전문가들은 현재의 추세가 몇개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개인적으로는 3월이 지나면 3월 위기설을 넘겨 환율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했지만 워낙 달러수요가 많아 정부가 환율을 방어하기 쉽지 않은 상태”라고 현 추세를 진단했다.
<박승범 기자> sb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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