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작전’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 심의 반발, 법적소송도 강구
“불륜도 통과, 마약도 통과~ 왜 우리만?”
소위 증권사 작전 세력을 소재로 한 영화 <작전>이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작전>(감독 이호재ㆍ제작 영화사 비단길)의 시사회장에서 단연 화제는 영화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는 사실이었다. 시사회 전 무대인사에서 배우 박희순은 “불륜(<키친>)도 되고, 마약(<마린보이>)도 되는데 우리 영화만 청소년이 못 본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부터 내놨다. 12일 <작전> 개봉에 앞서 5일 선보이는 <키친> <마린보이>가 모두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사실에 빗대 심의 결과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다.
시사회에서 확인한 <작전>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원인으로 흔히 지적되는 선정성이나 폭력성의 수위가 지난해 개봉된 영화들과 비교해 지나쳐 보이지는 않았다. 조폭 출신인 황사장(박희순) 일당이 사람을 죽이거나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폭력적이지 않았다.
영상물 등급 위원회의 영화등급분류결정서에 따르면 <작전>의 등급 결정 사유는 ‘증권이라는 소재를 다룬 영화로 증권과 관련된 용어와 주가 조작에 대한 세세한 묘사 등의 이해가 쉽지 않다. 조폭 출신 인물들이 계속적으로 욕설과 비속어. 각목으로 사람 머리를 때려 피투성이가 돼서 살해하는 장면, 시체를 유기하는 장면 등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청소년 관람불가’다.
이호재 감독은 세부 결정 분류 항목 중 ‘모방위험’이 지적된 데 대해 “2년 동안 시나리오를 쓴 저 역시 주식의 작전을 정확히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청소년들이 이 영화를 보고 작전을 모방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은 것 아니냐”고 역설적인 항변을 내놨다.
<작전> 제작사 측은 “청소년들의 조가 조작 모방 위험이 결정적인 사유다. <작전명 발키리>를 보고 청소년들이 국가 전복을 꾀할 수 있다는 논리와 같다. 기본적인 설정을 놓고 내린 판결이라 수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행정소송 등 법적인 조치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시사회장을 찾은 영화 제작사 관계자들은 “이런 식의 판정이라면 신선한 소재를 찾으려는 노력을 할 수 있겠느냐. 자기 검열에 빠질까 두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원 기자 jjsta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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