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의 감원과 근로자 급여 삭감 등이 갈수록 확산돼 근로자들의 고통이 커저만 가고 있다.
특히 급여를 깎는 것은 대공황 이후로는 광범위하게 이뤄진 적이 없어 가정의 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경기침체 심각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반도체 칩 제조업체인 AMD는 지난 16일 전체 직원의 9%에 해당하는 1천100명을 감원한다고 밝히면서 근로자와 경영진의 급여를 5~20%까지 줄이기로 했다.
AMD의 감원과 급여 삭감은 미국 대기업들에서 잇따르고 있는 대규모 감원 한파의 한 사례다.
유가 하락으로 고전하는 석유기업 코코노필립스도 같은 날 직원의 4%인 1천300명 가량을 감원하겠다고 밝혔고 세계 최대 제약사인 미국 화이자도 연구인력 800명을 감원하겠다고 한데 이어 판매조직의 3분의 1일에 달하는 최대 2천400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렌터카업체인 허츠도 4천명을, 보험사인 웰포인트도 1천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파산보호신청을 했던 미 2위의 전자제품 유통업체 서킷시티가 청산절차에 들어가기로 함으로써 3만명을 넘는 근로자의 일자리가 위태롭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이 같은 감원과 함께 갈수록 많은 기업들이 급여 삭감에 나서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대공황 이후 급여 삭감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적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는 지난달 경영진 보수를 절반으로 깎고 근로자들의 급여도 최대 15% 줄이겠다고 밝혔었다. 디스크드라이브 제조업체인 허치슨도 근로자들의 급여를 5% 줄였다.
기업 뿐 아니라 공공기관에서의 급여삭감도 이뤄지고 있다. 텍사스주 갤버스턴의 경찰과 소방대원들도 어려운 시 재정을 감안해 임금을 3% 줄이는데 합의했다.
급여 삭감의 확산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최근의 경기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도 미 전역의 기업들이 급여를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서도 확인된다.
컨설팅업체 왓슨와이어트가 11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가 이미 급여를 삭감했고 6%는 향후 삭감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미자영업자연맹(NFIB)가 최근 805개의 소규모 사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7%가 급여를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1973년 이후 4%를 넘은 적이 없다.
애리조나대의 경제사학자인 프라이스 피시백은 대공황 이후 명목임금이 줄어든 적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대공황 때인 1929년과 1933년 사이에 제조업 근로자의 임금은 시간당 59센트에서 49센트로 10센트가 줄어 오늘날 달러 가치로 치면 29달러에서 18달러로 감소했었다.
급여 삭감이 이뤄지는 것은 미국이 지난달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2% 감소하고 제조업 생산은 1년전에 비해 10% 줄어 1975년 이후 최대로 주는 등 경기 악화가 심각하게 진행되면서 일자리를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많은 근로자들이 이에 반발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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