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든 인디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을 만났다.
동장군이 기세를 떨치던 14일 오후 7시 서울 홍익대 인근의 상상마당. <주먹밥 콘서트>가 펼쳐지고 있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인기는 공연 매 순간마다 느껴졌다. 장기하는 특유의 심드렁한 말투로 입담을 풀어놓으며 객석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무대에서 첫 곡 <느리게 걷자>를 마치자 싱글 매진 사태(?)가 벌어진 것을 사과했다.
장기하는 일일이 수제작을 통해 만들다 보니 물건이 가끔 떨어질 때가 있어요. 매장에서 연락이 오면 바로 만들어서 갖다 드려요. 혹시 매장에 재고가 없을 때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라고 말했다. 객석에서 재고 있어요라고 받아치자 그는 다행이네요라며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한 손으로 왼가슴을 쓸어내려 관객의 웃음을 터뜨렸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미미시스터즈의 반란(?)이었다. 객석의 환호와 함께 등장한 미미시스터즈는 2부 마지막 노래 <그 남자 왜>를 부르기 전 마이크가 안 나오자 곧바로 무대에서 내려가 버렸다.
돌발 상황에 당황한 장기하가 공연 진행이 원활하지 않네요. 제가 지금 내려가서 미미시스터즈를 회유하고 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라며 황급히 무대 대기실로 사라졌다.
돌발 상황에 객석에서는 야유가 아닌 환호가 터졌다. 주인이 사라진 무대였지만 관객은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렸다. 진땀을 흘리며 장기하가 나타난 것은 5분이 정도가 지난 후였다.
그는 여러분! 회유 작업을 겨우 마쳤습니다. 미미시스터즈를 뜨겁게 다시 맞아주세요라며 공연을 이어갔다.
장기하는 자신을 인터넷 스타로 만든 <달이 차오른다>로 이날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노래 중간 팔을 휘젓는 퍼포먼스가 무대에서 나오자 객석도 덩달아 흥이 났다. 관객도 팔을 똑같이 흔들며 노래를 합창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공연이 끝나고 대기실에서 만난 장기하는 (앨범) 재고가 많은데 품절 얘기가 나와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최근 인기를 증명하듯 몰려드는 팬들에게 사인과 악수를 친절하게 해줬다. 무대 위의 ‘기인’을 연상시키는 모습과 달리 수줍고 평범해 보였다. 무대의 이미지와 비슷한 건은 미미시스터즈였다. 도도한 표정을 짓고 대기실에서도 입도 열지 않았다.
장기하는 소극장 공연과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내달 27일 서울 홍익대 인근 상상마당에서 정규 1집 쇼케이스를 계획하고 있다.
스포츠한국 김성한기자 wi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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