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란 비, 원더걸스, god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에요. 음악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 이미지는 먼저 사람에게서찾아야 하고 일관성을 통해 만들어지죠. 이 일관성을 대중에게 각인시켜야 해요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37)이 3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아트홀에서 ‘프로듀서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펼쳤다. 이 강연은 실용음악학원 K-Note를 개원한 작곡가 김형석이 학원 수강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마련한 자리. 김형석은 연세대학교 학생 박진영이 1992년 대중음악계에 입문할 당시 음악 스승으로 잘 알려져있다.
박진영은 자신이 키운 그룹 god, 비, 그룹 원더걸스 등을 사례로 들며 프로듀싱비법을 전수했고 미래 대중음악인의 꿈을 키우는 200명의 방청객들은 귀담아 들으며 여러차례 박수를 쳤다.
박진영은 이미지라는 걸 처음 적용한 게 god 였다며 다섯 멤버를 일산 숙소에서 보니 너무 스타가 아니더라. 이들에게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흰밥, 쌀밥이었다.
밥 없으면 못 살지 않나. 따뜻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어머니와 아이’를떠올려 노래는 ‘어머님께’를 부르고, 방송은 아이를 키우는 ‘육아일기’를 시켰다고 말했다.
비와 원더걸스는 반대되는 이미지를 통해 스타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비는 우리 기획사 가수 중 처음 스타처럼 보이는 멋있는 친구였어요. 음악은 얼마든지 대중적으로 만들 수 있었지만 노래가 히트 못해도 ‘이 친구가 어떻게 하면멋있어 보일까, 사람이 빛날까’에 초첨을 맞췄죠. 이미지의 포커스는 별이었고 음악,의상, 춤 모두 쉽게 따라할 수 없도록 어렵게 만들었어요. 비는 2004년 ‘잇츠 레이닝(It’s Raining)’으로 가요대상을 받았는데, 노래는 아무도 못 따라불렀지만 사람이 빛나서 받은 상입니다
또 비는 머리가 좋지만 쓸 때와 안 쓸 때를 잘 알았다며 칭찬하면 거만해질까봐 기획사 가수 중 처음으로 내가 못 되게 굴었는데 머리를 안 쓰고 요령도 안 피우고 죽도록 연습하더라. 남자 대 남자로 봐도 사람이 멋있다고 칭찬했다.
반대로 원더걸스는 누가 봐도 귀엽고 사랑스럽다며 그래서 노래와 춤 모두 쉽게 따라부르고 출 수 있도록 만들었고 덕택에 ‘국민 여동생’이 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와 녹음실에 있으면 스케줄을 마친 원더걸스가 찾아와 ‘보고싶었다’고 말하는데, 그 한 마디에 모든 피로가 녹아내린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음악보다 사람에 관심이 많다며 가수를 뽑을 때도 노래, 춤재능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뽑는다. 내 눈에 예쁘면 대중의 눈에도 결국 예뻐보이나 보더라며 음악에 앞서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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