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태어난 하와이가 `오바마 마케팅’으로 주가를 올리는 시카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카고는 오바마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사회운동을 시작으로 정치인으로서 뿌리를 내린 `정치적 고향’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30일 오바마 당선인이 연말 휴가차 하와이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하와이가 대대적인 오바마 마케팅에 나섰다고 전했다.
하와이 사람들은 오바마를 `카마아이나’라고 부른다. 하와이말로 하와이에서 태어난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을 뜻한다. 물론 시카고에서는 미 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 삭스 팀의 모자를 즐겨 쓰는 오바마를 당연히 시카고 시민으로 여기고 있다.
이 두 지역은 모두 오바마를 지역 발전을 위한 마케팅 소재로 이용하려고 경쟁을 벌여왔고 지금까지는 시카고가 좀 우세한 형국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그러나 오바마 당선인이 연말 휴가차 하와이를 장장 12일간이나 방문하면서 상황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을 따라 즐비한 노점상에서 오바마 티셔츠는 이미 동났다.
일부 여행업계에서는 하와이 진주만과 폴리네시안 문화센터 같은 장소들을 순회하는 정기 `오바마 버스 투어’ 상품의 시장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하와이 관광진흥국의 존 모나한 국장은 오바마가 이곳에 살았던 때는 30년 전이지만 그때 하와이 경험이 오늘날 그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하와이 관광진흥국은 최근 `버락 오바마 하와이’로 명명한 공식 관광 웹사이트를 하나 개설했다.
이 사이트는 오바마가 지난 8월 하와이를 휴가차 방문했을 때 즐겼던 각종 레저 활동들을 소개하고 있을뿐더러 `하와이를 모르면 버락을 이해할 수 없다’는 미셸 오바마의 말을 인용해 놓고 있다.
미국의 각 지역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널리 이용하는 것은 하나의 전통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은 켄터키 주에서 태어나고 젊은 시절을 한동안 인디애나 주에서 보낸 후 일리노이 주에 정착했다. 하지만 일리노이 주가 가장 성공적으로 `링컨 마케팅’을 했다.
하와이 관광업계에서는 시카고가 오바마 브랜드를 이용하기에 좀 더 유리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앞으로 오바마 당선인이 하와이보다는 시카고의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백악관에 가더라도 시카고와 깊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의 케네벙크포트(아버지 부시의 별장이 있는 곳)는 시카고 남쪽이라면서 최소한 6주 또는 두 달에 한 번씩 시카고로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백악관에서 비행기로 최소한 10시간이 걸리는 하와이는 연말 크리스마스 휴가 때가 아니면 쉽게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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