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윤씨가 한지에 직접 쓴 갖가지 서체의 영문 서예를 보여주고 있다.
알파벳 서체 개발한 75세 찰스 윤씨
영문 서예서 곧 출간 “한인사회 보급”
“지면을 앞에 놓고 조용하고 밝은 방안에서 발바닥을 마루에 편안하게 대고 바른 자세를 갖는다. 필모에 먹물을 잘 풀고 끝이 납작한 붓 양면을 번갈아 뒤집어가면서 벼루바닥에 대고 몇 번이고 가볍게 끌면 적당량의 먹물만 묻은 붓칼을 얻을 수 있다. 이제 심호흡을 하고 안정된 마음으로 붓대를 네 손가락 끝으로 힘 있게 잡는다…”
한인 노인이 영어 알파벳 서예체를 개발, 한국과 미국의 젊은이들을 위한 보급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75세의 찰스 윤씨.
“미국에 살고 있으니 이왕이면 영문 서예를 써보자”는 생각에 시작한 것이 누가 봐도 전문가의 경지에 올라섰다. 로마체, 이탤릭, 고딕, 샴록, 스와시, 레전드… 수많은 영문 폰트들 중 쉽고 예쁘게 쓸 수 있는 서체 20여 종류를 선정하여 각 서체들의 필획과 필순을 연습하고 또 연습해 근사한 영문 서예의 교본을 만들었다.
납작한 그림 붓 세 자루만 있으면 못 쓰는 서체가 없다는 윤씨는 “영어 서예는 주로 펜을 쓰는데 펜글씨보다는 붓글씨가 더 예술적”이라며 “특히 영문은 수천의 한문자나 백여개의 한글자와 달리 단 26자뿐이라 매스터하기가 쉽다”고 설명했다.
LA공항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에서 7년간 근무한 윤씨는 정년퇴직을 몇 년 앞두고 LA의 박일호 선생에게 약 4년간 한문 예서체와 행서체를 배운 후 혼자 영문서예를 시작했다고 한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영어에 능했던 윤씨는 영어 서체(English Calligraphy)에 관한 책을 더러 구입하기도 하고 LA 중앙도서관에서 많이 빌려다 보면서 연습했다.
서예가 노인들의 취미로 적합한 점을 살려 주위 친지들과 영어서예 모임을 가져보려 했으나 아무도 흥미를 보이지 않아 지금껏 혼자 해왔다는 윤씨는 곧 영문서예 책을 출판, 널리 보급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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