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본보 문예공모전 당선 이은미씨 시집‘아름다운 영혼에게’출간
하늘은 눈부신데 길이 어둡다/ 천식 걸린 전철 기침에 날리는 쓰레기들/ 예배당 종소리도 없고 반짝이는 무스를 바른/ 처녀애의 구두소리만 울리는 이른 아침/ 때 낀 사내가 가장 부지런히 커피 집엘 왔다/ 도시에서 사람과 사는 개는 얼마나 귀한 존재인가/ 얼룩진 바지를 입고 길에 누운 거지사내와/ 두꺼운 선데이 페이퍼 한권을 다 읽은 도시는/ 타일레놀로 사라지는 만큼의 통증으로/ 사라 브라이트만의 작별노래가 흥겹기만 하다/ 딸아, 네가 아버지께로부터 받은 사랑을/ 강아지 오줌을 성벽에 누이는 사거리/ 잠이 덜 깬 이웃에게 아낌없이 내어 드려라/ 다 드리면 더 큰 소명으로 부르실 은혜/ 아버지 집의 성문이 활짝 열려 있구나/ 아버지 웃음소리를 게서 들어 보아라
<딸에게 III -맨하탄 5번가 스타벅스에서->
2008년 본보 문예공모전의 시 부문 당선자 이은미씨가 시집 ‘아름다운 영혼에게’(낮은 울타리)를 출간했다.
시집은 ‘나’ ‘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시’ ‘그 이름 부르네’의 3부로 나누어 88편의 시를 담고 있다. 문예공모 당선작 ‘전복죽을 쑤며’도 들어있는데, 사실은 그보다 훨씬 수려하다고 생각되는 시들이 많다.
상투적이지 않은 소재와 시어와 이미지가 돋보인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감성도 솔직하고, 장애인의 가족으로 살아오면서 겪은 많은 고통과 상처를 ‘사람 사랑’과 ‘하나님 사랑’으로 승화시킨 작품들, 신앙과 기도를 유치하지 않고 섬세하게 결합시킨 시들이 빼어나다.
시인은 프롤로그에서 그녀의 시가 “슬픔과 기쁨이 한가지로 섞여, 한 걸음 더 내 디딘 사랑의 시로 읽혀지길 원한다”고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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