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간첩사건까지… 한숨만 짓는 탈북자들
“불경기에다, 간첩사건 이후 탈북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쌀쌀하고…”
남가주에 사는 탈북자들에게 올해 추석(9월14일)은 어느 해보다 쓸쓸한 추석이 될 전망이다.
현재 LA를 중심으로 남가주 지역에 살고 있는 탈북자 숫자는 대략 60~70여명. 많을 때는 100명도 넘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삶을 찾아 타주로 많이 빠져나간 상태이다. 탈북자들은 주로 식당 종업원이나 건설업 같은 기피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탈북자 선교에 종사하는 북한 출신 한인 A씨는 “한때 남가주 내 탈북자들은 몸담는 단체가 없어도 서로 안부전화도 주고받으면서 살았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타지역으로 많이 이주해 탈북자들의 활동이 위축된 상태”라고 말했다.
탈북자들에게 올 추석은 미국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가장 추운 추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침체로 인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한국에서 탈북자 위장간첩 사건이 발생한 뒤 탈북자들을 바라보는 일반의 시선도 싸늘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생활 5년째인 탈북자 B씨는 “정식 망명절차를 걸쳐 온 몇몇 탈북자를 제외하곤 대부분 멕시코나 캐나다 국경을 통해 밀입국한 사람들”이라며 “체류신분이 불법이라 변변한 일자리도 구할 수 없고 요즘처럼 경제 사정이 나빠지면 감원 1순위가 바로 우리들”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런 이유로 올 추석에 탈북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탈북자 C씨는 “미국에 가족이나 친척이 없기 때문에 명절이 되면 탈북자들끼리 모여 식사도 하면서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곤 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주위에서 탈북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아 한 자리에 모이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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