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는 시벨리우스도 완벽하게 소화한 새라 장
역시 새라 장이었다.
그녀가 왜 가장 매혹적인 바이얼린 연주자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준…
지난 2일 본보가 공식 미디어로 후원한 할리웃 보울 무대에 선 새라 장(사진)은 어렵기로 정평이 난 시벨리우스의 바이얼린 협주곡을 완벽하게 연주,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세 차례의 커튼콜을 받았다.
올해 스물여덟 살, 나이 들수록 성숙한 여인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새라 장은 이날 아름다운 초록색 드레스 차림으로 만개한 젊음이 화려하게 피어난 모습이었다. 자신만만한 열정으로 가득 찬 연주, 자신도 연주가 매순간 흡족스러웠는지 매 악장이 끝날 때마다 만족한 미소로 지휘자 브람웰 토비에게 답례했으며, 3악장 마지막 활시위가 바이얼린을 떠났을 때는 그림처럼 활짝 미소를 지음으로써 보는 사람이 다 황홀하게 만들었다.
핀란드 작곡가 시벨리우스가 39세때 작곡한 그의 유일한 바이얼린 협주곡 D단조는 드러매틱하고 환상적이며 북유럽 특유의 음울한 정서와 차가움이 느껴지면서 바이얼린의 날카로운 선율이 마치 북극의 빙하를 연상시키는 곡으로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작품이다. 특히 바이얼린 독주와 카덴자 비중이 높아 연주자의 강한 집중력을 요하는 작품인데 새라 장은 이날 고도의 테크닉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열정적이고도 거침없는 연주를 선사했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새라 장의 협연 외에 닐슨의 ‘매스커레이드’ 서곡과 그리그의 ‘페르 긴트’ 모음곡(Peer Gynt Suite No. 1), 그리고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가 연주됐다.
지휘자 브람웰 토비와 LA필의 기분 좋은 궁합이 느껴지는 연주, 언제나 그렇듯 토비는 노장의 따뜻하고 유연한 경륜이 돋보이는 연주로 우리를 감동시켰다. 영국 출신이면서도 LA 사람처럼 즐겁고 로맨틱한 음악을 만드는 토비는 특히 매 연주에 앞서 유머러스하게 곡의 내용과 특징을 소개, 청중들의 마음을 활짝 열어제친다.
핀란디아는 들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이 전해지는 곡이다. 러시아의 식민지였던 핀란드의 조국을 위해 지은 곡이어서 아마도 식민지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와 진한 동질감이 느껴져서일까. 나는 이 곡을 들을 때마다 한국의 ‘울밑에 선 봉선화야’를 오케스트라 피스로 만든다면 꼭 이런 작품이 될 것이라 느껴지면서 특별한 감동에 젖곤 한다.
거의 매시즌 LA필의 초청을 받는 새라 장은 내년 2월27일과 28일 다시 LA필과 호흡을 맞춰 디즈니홀에서 멘델스존의 바이얼린 협주곡을 협연할 예정이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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