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먼트 밸리’ 2006.
남자 발레리나의 포즈를 찍은 ‘게이 시리즈’ 2008.
사진작가 조재만 초대전
삶과 죽음을 영상화 자연의 섭리 표현
‘생성과 소멸’ 15점·게이 시리즈 15점 등
한국·중국이어 LA에도 갤러리 개관 예정
13~27일 FT 아트 갤러리
재미있는 작가들이 가끔 그러하듯, 사진작가 조재만의 작업은 좀 ‘허황되’다.
작은 카메라 한 대로 전 우주를 담고자 하다니… 사진 한 장에 삶과 죽음을 영상화함으로써 “만물의 이치가 생성과 소멸”이라는 자연의 섭리를 표현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의 시도는 일단 성공적이다. 모뉴먼트 밸리의 사막에 널브러진 말의 잔해는 작위적으로 느껴질만큼 충격적이다. 인위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광활한 사막, 그 황토 위에서 한줌의 흙이 되어가는 생명의 사이클을 이만큼 리얼하게 보여주는 작품은 없으리라.
그런가 하면 또 조재만(사진)의 작업은 너무 살갑고 개인적이다.
홀딱 벗은 게이 커플의 다정한 포즈는 보는 사람을 조금 놀라게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남자, 혹은 여자들이 벗고 있을 뿐, 그들의 모습은 전혀 외설적이거나 성적이지 않아서 오히려 당혹스럽다. 성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는 동성애자에 대한 선입견을 따뜻한 카메라의 시선으로 깨버리는 특이한 작업이다.
사진 속의 그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우리는 이렇게 아름답다, 우리는 이렇게 정상적이다, 우리는 이렇게 다 내놓을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부끄럽지 않다, 우리는 이렇게 사랑한다…’
사진작가 조재만의 초대전이 13일부터 27일까지 FT 아트 갤러리에서 열린다.
‘인 플레인 사이트’(In Plain Sight)라는 제목의 이 사진전은 작가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추구해온 ‘생성과 소멸’에 관한 작품 15점과 최근 몇 달 동안 집중해온 ‘게이 시리즈’ 15점을 2개 전시실에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온몸을 문신으로 작품화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타투’ 시리즈도 있다.
조재만씨는 중앙대 대학원과 뉴욕 ICP에서 사진을 전공했고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며 수많은 개인전을 열었다. 한동안 상업사진 스튜디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였으나 현재는 한국과 중국에 M갤러리를 운영중이며 올 연말 LA에도 M갤러리를 개관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 오프닝 리셉션은 13일 오후 7~9시.
FT 아트 갤러리의 주소와 전화번호는 1176 Sunset Blvd. LA, CA 90012, (213)250-2234www.ftartgallery.net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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