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박 조세형평위원의 어머니 정옥희씨
암투병 속 에세이집‘…내 생을 걸고’출간
6.25 전쟁 58주년을 맞는 오늘.
그 참혹했던 전쟁의 이야기를 눈에 보이듯 들려주는 한 권의 책이 나왔다.
수필가 정옥희씨(왼쪽 사진)가 쓴 ‘보랏빛 가지에 내 생을 걸고’.(글누림 출간)
“6.25를 맞을 때마다 책임의식을 느낀다”는 작가가 지난 1년간 암 투병중인 와중에도 올해 기념일 전에 이 글을 내놓고 싶어서 “침대에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 책상에 마주앉아 쓰곤 했다”는 필사의 기록이다.
손에 잡자마자 한 번도 쉬지 않고 단숨에 끝까지 읽어 내려갈 만큼 내용도 충실하고 문학적 완성도도 높은 작품이다.
1950년 여름, 꿈 많은 여고생이었던 필자가 서울 한복판에서 졸지에 소녀 가장이 되어 가족과 함께 겪어낸 동족상잔의 비극, 90일간의 체험담이 얼마나 생생하고 절절하게 그려져 있는지 마치 한 편의 지독하게 무서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필자는 여는 글에서 “이제 겨우 반세기가 지났을 뿐인데 6.25 동란이 조선시대의 전쟁이라고 답하는 학생들이 있음을, 전쟁의 원흉은 미국이며 남한이 먼저 북을 침범했다고 우기는 사람들마저 있음을 통탄하면서 후세들에게 바른 역사를 알리기 위해 이 글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문학평론가 김종회 교수(경희대)는 추천의 글에서 “그 고통스러움의 늪을 헤치고 이처럼 잘 정제된 문필과 세계관의 모범을 일구어놓은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책 뒤에 실린 2편의 실전기 김봉건(육사 7기 동기생회 미주지회장)씨의 ‘다부동 전투에서 평양 입성까지’와 김익창(UC 데이비스 정신과 교수)씨의 ‘바람 찬 흥남부두와 기적의 배’도 6.25 전쟁의 실상을 실감나게 전해주고 있다.
미셸 박 스틸 가주조세형평위원의 어머니이기도 한 정옥희씨는 이화여대 국문과와 교육대학원을 나와 한국과 일본에서 21년간 한국어 교사로 재직했으며 문맹퇴치 운동으로 세계봉사상, 도널드 로스 트로피, 문교부장관상 교육공로자상 등을 수상했다.
미주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유칼립투스 나무가 있는 마을’ ‘로우링힐스의 여인들’ 등 세권의 수필집을 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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