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의 황제 진시황이 즉위한 해는 BC 221년이다. 이후 1912년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선통제 부의가 퇴위하기까지 중국에는 모두 211명의 황제가 등장한다.
이 숱한 황제들의 출신 배경은 다양하기 그지없다. 그 중 많은 게 군 출신이다. 난세에 새 왕조를 연 창업주는 거의 이에 해당한다. 말 그대로 말안장 위에서 천하를 얻은 것이다.
좋게 말해서 협객, 다른 말로 하면 깡패 출신 황제도 하나 둘이 아니다. 한고조 유방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거지 출신 황제도 있다. 명나라의 주원장이다.
신나라의 왕망은 출신이 아주 특이한 편이다. 그의 집안은 본래 전한 황실의 외척이었다. 왕망은 그러나 황제가 되기 전 황실의 외척보다는 지식인으로 제법 이름이 높았었다. 말하자면 서생 출신으로 황제가 된 거의 유일한 케이스다.
학문이 높은 데다 유교 이념의 신봉자다. 그러니 ‘치자의 도’를 잘 안다고 보아야 한다. 봉건시대 황제로서 상당히 적합한 인물로 보였던 것이다.
왕망은 황제로서 충실한 유교 이념에 따른 중화질서 확립과 서민대중을 위한 토지개혁에 착수한다. 당시로서는 상당히 이상적인 정책 목표를 세웠던 것이다.
그러나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왜. 너무 디테일에만 매달렸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농민들에게 고통을 안겨 주었다. 천하의 인심을 잃게 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유교의 이상에만 몰두했다. 정치력 부재는 결국 신왕조를 단명왕조로 마감시킨다.
“공무원은 국민의 머슴이다.” “라면 값을 챙겨라.” 이명박 대통령의 언행들이다. 동시에 들리는 말이 ‘호통 명박’ ‘검약 명박’이다.
‘꼼꼼 명박’이란 말도 들려온다. 아주 작은 문제점도 놓치지 않는다. 대통령에게 업무보고 하기가 그래서 진땀이 난다는 게 청와대에서 들려오는 얘기다.
공무원의 나태함을 꾸짖으면서 소소한 일까지 챙긴다. 분명 경제 살리기에 애쓰는 대통령의 모습이다. 그 모습이 그런데 어쩐지 그렇다. 너무 디테일에만 매달리는 봉급쟁이 CEO 같다. ‘Look Presidential’한 면모는 보이지 않는다.
새 정권이 출범한지 두 달도 안됐다. 그런데 여권은 대분열 상황에, 인심이 이탈하고 있다. 왜 이 지경에 이르렀나. 설명이 어렵다. 그러나 대통령의 정치 리더십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은 아닐까.
대통령은 항상 정치의 중심에 있고, 정치 그 자체를 상징하는 존재다. 이 점을 이명박 대통령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최초의 CEO 출신 대통령. 벌써부터 피로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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