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브러더스, 제2 베어스턴스 거론
“단기 채권발행 난항 하루 연명도 버거워”
리먼 “유동성 충분”… 루머 진화 잰걸음
■리먼 임원진 나서 설득
리먼 브러더스의 머리위에 드리운 파산 징후는 14일 이미 감지되고 있었다. 네덜란드 최대 금융그룹인 ING가 월가를 상대로 한 모든 자금줄을 회수하고 있다는 루머가 돌면서부터였다.
루머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을 때는 이미 리먼 브러더스의 주가가 15% 폭락한 뒤였다.
또 다른 금융사의 트레이더가 리먼과의 거래를 거부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리먼의 임원진이 거래를 거부하는 회사 트레이더의 감독자를 설득해 거래를 재개했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전날 시가총액 기준 동남아 최대 은행인 DBS가 자사 트레이더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리먼과의 신규 거래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사안에 밝은 인사들이 전했다. 이에 대해 DBS는 “전날 리먼 브러더스와 거래를 진행했다”는 사실만 확인한 채 “보다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월가 금융사, 리먼과 거래 꺼리고 있어
신문은 리먼 브러더스가 다음 희생자가 될 것이라는 루머가 돌면서 월가 금융사들이 리먼과의 거래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전일 장중 한때 48%까지 폭락했던 리먼의 주가는 19% 하락한 채 마감했다. 4년반만의 최저치였다. 금융사들과의 거래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은 리먼이 환매조건부 채권을 발행해 단기 자금시장에서 자금을 수혈하기가 어려워짐을 의미한다. 하루짜리가 주를 이루는 환매조건부 채권 발행에 애를 먹는 것은 리먼이 하루를 연명하기도 버겁다는 것을 뜻한다. 리먼이 다음 희생자로 꼽히는 것은 이번 사태의 시발점인 모기지 파생상품의 주요 발행업체이자 투자업체라는 점 때문이다.
■리먼, 유동성 충분… 필사적인 해명 노력
소문의 당사자인 리먼은 즉각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루머가 단 몇 시간 만에 미국 5위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를 무너뜨릴 힘을 갖고 있음을 확인한 만큼 4위 투자은행인 리먼의 노력은 필사적이다. 340억달러의 현금을 확보하고, 630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 담보자산을 보유하는 등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메릴린치 등 대형 은행들과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 유동성을 손에 쥐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에린 캘런 최고 재무책임자는 연방증권거래위원회 인사들을 면담하고, 거의 모든 월가 금융사들을 찾아다니며 리먼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득했다.
■월가 CEO에 기대
리먼이 특히 기대를 거는 것은 리처드 풀드 CEO의 위기 관리 능력이다. 39년간 리먼에서만 활동한 풀드 CEO는 월가 현직 CEO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 1998년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 부도 위기 사태를 겪은 베테런이다. 전문가들도 리먼의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 않음을 인정하고 있다.
리먼브러더스는 5대 증권사 가운데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리먼을 둘러싼 불안요소는 여전하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애널리스트 10명을 대상으로 집계한 실적 전망을 통해 리먼브러더스의 회계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58% 급감한 4억8,000만달러(주당 순이익 72센트)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