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차명주식 배당금 일부, 미술품 구매 사용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안 희 이한승 기자 =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8일 불법 여부와 처벌 수위를 놓고 수년째 논란을 낳고 있는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사건을 이번 수사에서 끝내겠다고 밝혔다.
에버랜드 사건의 피고발인 31명 가운데 검찰 수사에서는 전.현직 사장인 허태학.박노빈씨만 기소됐으며 이건희 삼성 회장 등 나머지 피고발인들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피고발인이 아니더라도 사법처리 대상이 있는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해 이 사건으로 그룹 지배권을 넘겨받아 최대 수혜자가 된 이재용 전무에 대해서도 수사상 결론을 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검팀은 이와함께 이건희 회장 등이 차명 소유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전ㆍ현직 삼성 임원들의 삼성생명 지분 16.2%의 배당금 중 일부가 자금세탁 과정을 거쳐 국제갤러리로 입금된 후 미술품 구매에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해 이 사건을 기초수사한 검찰은 삼성 전ㆍ현직 임원들 명의의 계좌에서 120억여원이 수표로 인출된 후 국제갤러리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는데, 이 돈 중 일부는 차명소유 의혹이 짙은 삼성생명 주식 배당금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등 삼성가(家)에서 비자금을 동원해 국제갤러리나 서미갤러리 등을 통해 해외 고가 미술품을 구매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커졌으며 조만간 홍 관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특검팀은 지난해 출국한 채 조사에 불응했던 국제갤러리 이현숙 대표를 이날 오후에 특검 사무실로 불러 삼성측 돈으로 미술품 구매를 대행해 준 경위 등을 조사했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에버랜드 CB 저가발행ㆍ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 각종 고발 사건과 비자금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전용배(46) 전략기획실 상무를 이날 오전 소환해 1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또 유석렬(58) 삼성카드 사장을 불러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공모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추궁했다.
유 사장은 삼성 차명계좌 명의자이자 그룹 내 대표적 `재무통’ 임원이어서 비자금 조성ㆍ운용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비서실에 근무한 경력도 있어 에버랜드 사건의 진행경과도 자세히 알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비자금 차명계좌’를 주도적으로 관리했던 인물로 지목된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최근 출석시키지 않고 서면조사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차명계좌주가 1천여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일일이 출석 조사하는 것은 현 수사단계에서는 큰 의미가 없으며 황 전 회장도 삼성증권 대표를 맡았으므로 업무상 책임이 있을 뿐 이번 사건에서는 `한 명의 차명계좌주’ 정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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