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의 이씨 선친묘소 옆 암매장-`둔기로 살해’ 징후
사건 전모 규명 난관..경찰, 지인 등 상대 유서 확보 총력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지난달 18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집에서 실종된 김모(45.여)씨와 세 딸 등 일가족 4명은 사건발생 21일 만인 10일 밤 결국 모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돼 온 전직 프로야구선수 이호성(41)씨도 이날 오후 한강에서 변사체로 발견됨에 따라 숱한 의문을 자아냈던 이번 사건의 전모를 낱낱이 밝히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김모(45.여)씨와 세 딸 등 일가족 4명 실종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10일 전남 화순군 동면의 한 공원묘지에 암매장됐던 김씨 가족 시신 4구를 모두 발견했다.
시신이 발견된 공원묘지는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41)씨의 선친 묘소가 있는 곳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의 요청에 따라 공원묘지에 구덩이를 파는 작업을 했던 인부가 이날 오후 경찰에 자진출두해 당시 상황을 진술하면서 시신이 매장된 장소를 확인하게 됐다.
이 인부는 경찰에서 지난달 19일 새벽 한 남자가 인력시장에 전화를 해서 공원묘지내에 묘비를 세운다면서 인부 3명을 구해달라고 했다며 요청에 따라 현장에 나가 새벽에 땅을 파는 작업을 했었다고 진술했다.
이 인부는 이날 언론을 통해 이씨의 공개수배 사실을 접한 뒤 경찰에 이같은 사실을 신고했으며 경찰은 이 진술을 토대로 공원묘지 일대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여 10일 밤 11시께 암매장된 시신들을 모두 발견했다.
경찰은 시신들은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평상복을 입은 채 이불 가방으로 보이는 큰 가방 4개에 각각 담겨 땅 속에 묻혀 있었으며 부패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숨진 피해자들의 시신을 검안한 결과 둔기에 의한 살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은 국과수 부검을 통해 확인하기로 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8분께 서울 용산구 반포대교와 한남대교 중간지점 한강에서 이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처음 시신을 목격한 신모(34)씨는 친구와 한강에서 고무보트를 타던 중 강물 위에 시신이 떠 내려오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이씨는 감색 재킷 상의와 검은색 면바지에 검은 구두를 신은 채 엎드린 자세로 강물 위에 떠 있었으며 몸에는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발견당시 시신의 상태로 미뤄 이씨가 공개수사 방침이 발표된 이날 오전 한강에 투신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추정 시각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통신수사 등을 통해 이씨가 투신 직전까지 경기도 일산 부근에 숨어 있던 것으로 보고 은신 장소와 그가 접촉한 인물을 찾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8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사는 김모씨와 세 딸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이달 3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이씨가 김씨와 사귀어 왔다는 사실 등을 토대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특히 김씨의 아파트 폐쇄회로(CC)TV에서 지난달 18일 한 남성이 김씨의 집에서 대형 가방을 여러 차례 밖으로 운반한 장면을 확인했으며, 이 남성이 이씨라는 인근 주민들의 진술도 확보해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해왔다.
경찰은 또 이씨가 가족이나 야구계 인사 등 지인에게 유서와 유품을 남겼을 것으로 보고 이를 찾는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kb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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