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드리트리 메드베데프(오른쪽) 후보와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이 2일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러시아 대선
초유의 권력실험, 새 대통령 ‘홀로서기’주목
2일 실시된 러시아 대선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러시아에서는 초유의 권력체제 실험이 벌어지게 됐다.
러시아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고 권력을 확실히 장악해온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이 3선 금지 조항에 묶이자 자신의 심복인 메드베데프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고 자신은 그 밑에서 총리를 맡겠다는 권력연장 방안을 `발명’해냈기 때문이다.
형식적으론 메드베데프 대통령 - 푸틴 총리의 `양두 체제’지만 푸틴 총리의 권력이 대통령 보다 더 강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같은 대학, 같은 학부를 졸업한 푸틴과 메드베데프는 사제 관계를 넘어 정치적 부자관계로까지 얘기되고 있다. 메드베데프가 대선 후보를 기꺼이 수락한 것도 푸틴에 대한 충성심의 발로였다.
한때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까지 간 러시아를 지금처럼 발전시키데는 두 사람의 `콤비플레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염원대로 메드베데프를 대통령 자리에 앉혔다. 믿을 만한 심복을 권좌에 앉힘으로써 정치 보복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고 퇴임 후 권력에 남고 싶다고 한 자신의 뜻을 이루게 됐다.
러시아 정치 역사상 유례없는 정치 구도 하에서 앞으로 이 `듀오’가 어떤 모습으로 러시아를 이끌어 갈 지에 세계에 주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푸틴이 그의 측근 중 비교적 다루기 쉬운 메드베데프를 선택한 것은 `장기집권’ 포석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는 메드베데프가 국정운영에 미숙함을 드러낼 경우 자진 사퇴 혹은 탄핵을 통해 바로 자신이 대통령에 복귀하거나, 아니면 메드베데프에게 4년을 맡긴 뒤 2012년 대선에 다시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에 근거한 것이다.
이 경우 3선 연임 금지 조항을 피할 수 있고 서방으로부터 `독재자’라는 비난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가에서는 총리는 사실상 명함일 뿐 푸틴이 조언자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과 메드베데프가 푸틴과 그 측근들을 견제하면서 대통령의 권한을 충분히 이용할 것이라는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처음엔 푸틴이 어느 정도 국정에 깊숙이 관여하다가 이후 메드베데프가 자신의 친정체제를 강화하면서 입지를 넓혀나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러시아인들이 가장 불안해 하는 것은 이 `드림팀’의 불협화음이다.
겉으로 고분고분한 후계자가 권력을 잡은 후 푸틴을 밀어 내야한다는 `유혹’에 빠지면 상황은 급속도로 바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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