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병조 기자 = 매년 3.1절 전야에 등장하는 대규모 도심 폭주족이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나 시민들에게 행패를 부렸다.
경찰이 전국 주요도시에서 단속을 강화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 폭주족이 작년보다 40%가량 떨어졌으나 위협감을 주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경찰은 2월 29일 밤부터 3월 1일 새벽까지 여의도 한강 둔치 주변과 용산 가족공원 일대, 뚝섬 둔치 등 서울 시내 주요 도심에 순찰차 10여 대와 경찰 90여명을 각각 배치하고 강력한 단속을 벌였다.
전국 주요도시에서 붙잡힌 폭주족은 282명으로, 경찰은 40명을 형사 입건하고 242명에게는 범칙금을 물리기로 했다.
경찰은 1일 오전 1시를 지나면서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주변과 마포구 마포구청 주변, 은평구 불광동 일대 등지에서 10∼20여대의 오토바이가 도심을 질주하는 것을 발견하고 제지했다.
오전 2시 40분께 마포구청 앞에서는 오토바이를 몰던 최모(18)군이 경찰 단속을 피해 신호를 무시하고 도로를 달리다 택시와 충돌했고 영등포구 당산동에서는 폭주족 단속에 나선 교통경찰관이 차량에 치이기도 했다.
오전 4시 5분께 영등포구 문래동 도로에서는 오토바이 4대와 함께 난폭운전을 하던 아반떼 승용차가 단속 순찰차에 쫓겨 구석에 몰리자 다가오던 경찰관을 보닛에 매달고 달리다 떨어뜨려 다치게 하기도 했다.
밤길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폭주 장면들이 속속 목격이 됐지만 단속건수가 작년 471명보다 40.1%(189명) 줄어드는 등 `3.1절 폭주족’의 수는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용산 일대에서 단속에 나선 한 경찰관은 작년에도 3.1절 전날 밤 폭주족 오토바이가 도로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올해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상하리 만큼 조용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오토바이 한두 대가 미리 도심을 돌며 분위기를 파악하는 듯 했는데 폭주족 단속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경찰관이 나선 모습을 보고 아예 포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밤 폭주족들이 시내 외곽에서 모여 최종적으로 광화문 등 도심으로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시내 곳곳에 경찰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 관계자는 작년에는 형사입건 대상자만 100여건 안팎에 달했는데 올해는 형사입건 5건에 범칙금 부과 87건으로 줄었다며 이는 작년 폭주족 수사를 진행하며 이들의 인터넷카페를 폐쇄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한 효과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적발된 이들과 단속에 불응하고 달아난 이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 주동자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단순가담자도 전원 입건한다는 계획이다.
또 폭주 오토바이나 승용차에 동승한 이들 전원도 모두 조사해 도로교통법상 공동위험행위 방조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방침이다.
kb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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