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히 조사받았다…이건희 회장 곧 소환 예상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안희 이한승 기자 =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29일 오후 이학수(62) 부회장과 김인주(50) 전략기획실 사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차례로 소환해 8∼9시간 가량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이들은 삼성의 경영권 불법승계와 비자금 조성ㆍ관리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임원은 지난해 참여연대ㆍ민변이 제기한 `삼성 비자금 고발’ 사건의 피고발인이며, 이 부회장은 `삼성 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ㆍ인수 사건’의 피고발인이기도 하다.
특검팀은 이들이 고발된 내용에 일정 부분 혐의점이 있다고 판단해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했다.
김 사장은 오후 2시45분께 조준형 변호사와 함께 먼저 도착해 9시간 남짓 조사를 받았으며 자정께 다소 지친 표정으로 성실하게 조사를 받았다고 말한 뒤 귀가했다.
지난 14일에 이어 두번째 소환된 이 부회장은 오후 3시께 이완수 변호사와 도착,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말했으며, 지난번 소환 때 특검에 압수수색을 하지 말아달라는 등 `수사 완화’를 부탁했는지 묻자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8시간 정도 조사를 받은 뒤인 오후 11시께 밤 늦게까지 저 때문에 고생하신다. 성실히 조사를 받았다는 말을 취재진에게 남기고 특검 사무실을 떠났다.
그는 다시 조사를 받으러 오게 되느냐는 질문에 그럴 것 같다고 답해 특검팀에 재소환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전략기획실은 옛 구조조정본부를 승계한 삼성그룹의 `심장부’이자 이건희 회장의 경영방침을 계열사에 전파하는 `연결고리’ 같은 조직으로 비자금 조성, 경영권 불법 승계, 정.관계 로비 등 의혹의 전 과정을 진두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전날 이재용 전무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경영권 불법승계 과정 등에서 전략기획실의 역할과 그룹 차원의 공모ㆍ지시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 부회장은 그룹 `2인자’로서 삼성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김 사장은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의 핵심인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배임 사건을 기획ㆍ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특검팀은 사실상 삼성의 `지주회사’인 에버랜드가 CB를 발행해 제3자에게 배정할 경우 지배주주가 바뀌어 회사 지배권이 넘어갈 우려가 크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CB 발행을 강행한 배경에 그룹의 지시나 공모가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전략기획실의 최광해 부사장, 전용배 상무 등 다른 핵심 임원들도 조만간 줄소환될 전망이다.
이재용 전무는 전날 특검에서 `e삼성’ 사건에 관해 피의자 신문조서를, 여타 2개의 고발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진술조서를 각각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e삼성’ 사건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아닌 업무상 배임죄로 법을 적용할 경우 올해 3월 27일 공소시효(7년)가 완성된다.
특검팀은 이런 사정 때문에 예상보다 일찍 이 전무를 소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효 완성일인 다음달 27일 이전까지 이 전무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특검팀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에게 이미 출석 조사를 통보해 놓은 상태이며, 1차 수사 기한(3월9일)이 끝나기 전에 이건희 회장과 부인 홍라희씨를 비롯한 핵심 관련자들을 모두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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