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유력 배무한·스칼렛 엄씨 나란히 참석하며 미묘한 신경전
한인회장 출마를 노리는 후보 거명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2일 LA한인회관에서 열린 설날 맞이 노인잔치. 이날 잔치에는 500여명의 한인 노인들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는데 마치 제29대 LA한인회장 유세장을 방불케 했다. 선거 출마가 유력한 배무한 전 미주한인봉제협회장과 스칼렛 엄 한인회 이사장 등 이른바 ‘빅2’ 후보가 나란히 참석했기 때문이다.
배 회장은 이날 수십달러 상당의 순간 가열식 무선 티주전자 500개와 현금 2,000달러를 노인 잔치에 지원했다. 배 회장은 또 노인들 앞에서 인사할 기회도 가졌는데 “어릴 때 가난하게 자랐기 때문에 어려운 노인들을 보면 돕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겨난다”고 말했다. 배 회장은 “선거를 의식해서 도네이션한 건 아니다”며 선거 출마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출마를 사실상 인정한 스칼렛 엄 이사장도 한인회 이사장 자격으로 이날 행사에 참석하며 노인들과의 친밀감을 높였다. 엄 이사장은 이날 행사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참석 노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얼굴을 알렸다.
엄 이사장은 특히 행사가 끝난 직후 배무한 회장이 제공한 무선 티주전자 박스에 ‘E&C 패션 대표 배무한’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에 대해 행사를 준비한 한인회 이사들을 호되게 나무랄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엄 이사장은 “기증한 물품에 이름표를 부착하고 단체로 나눠주는 것은 엄연한 사전 선거 운동 아니냐”며 “나는 공정하게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한편 이들 두 후보는 하루 뒤인 3일 오후에도 150여명의 중국 동포들이 참석한 가주동포연합회(회장 찰리 진) 모임에 나란히 참석해 이틀 연속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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