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극회’ 30주년 리유니언 행사에 참석한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활짝 웃고 있다. <김동희 기자>
30년전 그 무대의 젊은 그들…
유학생 시절 연극 수익금
한국에 야학 장학금 지원
한국예종 김석만 교수 등
이젠 모두 사회 중추역할
“80년대 주연으로 출연했던 사람입니다” (치과의사 조영철)
“노인대학 가기 전에 주연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변호사 제임스 홍)
“주연은 못했지만 차에 음료수 많이 싣고 다녔습니다” (리커스토어 대표 김영수)
강산이 세 번 변했다. 20대에 만났는데 어느새 결혼해 내일 모레면 딸내미가 시집을 간단다. 변한게 없어 반갑고, 열심히 살아줘서 고맙다. 그렇게 ‘모임’ 속 사람들의 이야기는 밤과 함께 깊어갔다.
겨울비가 촉촉히 LA를 적시던 지난 24일 밤. ‘모임극회’는 용수산 식당에서 30주년 리유니언 행사를 가졌다. 이 곳에는 30년전 한인 1세 대학생을 중심으로 ‘모임’을 시작한 한국예술 종합학교 연극원의 김석만 교수를 비롯해 30년 전 추억속 인물들이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1974년 한인타운 6가와 카탈리나에 있는 작은 샌드위치 가게에서 ‘모임’을 가졌고, 1978년 한국의 야간학교 학생들을 돕기 위해 연극을 시작하면서부터 정식으로 ‘모임극회’를 창단했다.
첫 공연인 ‘유랑극단’으로 1,000달러를 모금, 전액을 야학 장학기금으로 지원했고 다음해에는 이철수 사건을 다룬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를 공연해 큰 박수를 받았다.
1993년에는 4.29 폭동을 다룬 최초의 이중언어 작품인 ‘민들레 아리랑, Los Angeles’ 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프고 가난했던 1970년대, 한국의 대학생들과 교통하기 위해 LA에 사는 20대 한인 대학생들이 뭉친 것이다. 한국의 ‘친구들’을 지원하기 위해 ‘연극’을 했고, ‘피난민처럼’ 모여 힘들게 만들어낸 연극 수익금은 모두 한국으로 보내졌다.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운 시간이다.
이들이 30대 때 한인 커뮤니티가 4.29 폭동으로 홍역을 치렀고, 이때 다시 뭉친 이들은 또 다시 연극으로 커뮤니티의 상처를 보듬어 안았다.
30년이라는 시간은 이들을 CPA, 변호사, 의사, 목사, 사업가, 자동차 딜러, 부동산 브로커, 장애인단체 봉사자 등 다양한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그 시절 덕분에 ‘지금의 나’가 있으며 고생해서 배우고 느낀 것들을 각자 분야에서 커뮤니티 함께 나누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30년 전 처음 ‘모임극회’를 만들었던 김석만 교수는 “오늘 이 자리에 와보니 ‘오래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모임’ 사람들과 함께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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