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클리 대학 지하실에는 인간 유골이 수천구가 들어있다?
UC 버클리 대학 건물 어딘가에 수천구의 유골이 보관돼 있다는 말은 얼핏 들으면 장난어린 헛소문처럼 들린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는 사실이다.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학내 운동장에 있는 수영장 아래 지하실에는 약 1만 2000구의 미국 인디언 시신이 서랍 및 캐비닛에 보관돼 있다.
이들은 대학의 고고학자들이 1960년대에 땅을 파헤쳐 발견한 유해들로 40년 가까이 학교에서 소유해 왔으나 최근 미국 원주민 족장들이 반환요구를 하면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LA 타임즈의 14일자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 일부지역에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인디언 부족의 리더들은 최근 조상의 유골을 제대로 매장해야 한다며 UC 버클리 측에 반환을 요구해 왔으나 학교측이 대응을 미뤄온 상태다.
족장들은 학교가 유물, 유해 송환 관련 연방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미국 원주민 쇼숀-파이윳족의 테드 하워드 문화유산부장은 우리 조상의 유해를 서랍에 넣어두고 있는 학교의 행태를 용납할 수 없다. 우리 종족에게 이것은 인권문제다. 평등한 대접을 원한다고 말했다. 조상들의 유해가 학교에 보관되는 이상 그들의 넋이 제대로 잠들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학교가 보관중인 인디언들의 유골들은, 인디언종족 유물 40만여점과 함께 학내 피비 A 허스트 박물관에서 보관중이다. 이 박물관은 묘지가 아닌 건물로서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시신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990년 연방정부가 지정한 미국 원주민 묘보호 및 유해송환법(NAGPRA)에 따르면 버클리 대학측은 인디언의 유해 및 유품을 종족별로 표시하고 연방정부가 인정하는 종족에 한해 요구에 따라 시신을 돌려주어야 한다.
현재까지 학교측은 총 인디언 유골 260구만을 반환한 상태로 아직도 대다수의 유해는 학교측이 소유하고 있다. 타치 요쿳족의 랄로 프랑코 문화유산 부장은 조상의 유해를 파낸 과학자들은 ‘면허있는 묘지 강도들(grave robbers with a license)’라며 시신이 보관되고 있는 장소는 ‘감옥’이나 마찬가지라고 분개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6월 인디언의 유해를 현재 종족들에게 반환하는 작업을 맡은 고고학자 팀을 버클리대측에서 해체시키면서 불거졌다. 팀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이 해체사유였다는 것이 학교측의 설명이지만 인디언 족장들은 이 팀에 포함됐던 인디언계 고고학자가 부족들에게 과도히 협력한 것이 진짜 사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버클리의 로버트 버제뉴 총장은 이 사안에 대해 법을 지키고 있으며, 계속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버제뉴 총장은 버클리 대학이 소수 단체에 의한 비방에 희생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으로 미국 원주민계 학생들의 버클리대학 등록이 줄고 및, 부유한 종족의 학교 기부가 감소해, 결과적으로 원주민들의 교육기회가 줄어들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학교의 고고학자들은 수천년된 유골이 인류역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될 것임에도 다시 매장해야 한다는 주장에 회의를 품고 있다. 그러나 미국 인디언 부족들은 과학 연구보다는 조상을 편히 잠들게 해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선영 기자> sunnyc@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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