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지출이 고유가와 주택가격 하락, 증시의 요동 등 트리플 악재를 만나 증가세가 둔화되는 정도가 아니라 17년만에 감소할 가능성까지 제기돼 경기침체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 소비지출이 감소한 적이 1980년 이후 없어 소비지출의 감소가 선거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관심사다.
뉴욕 타임스(NYT)는 14일 그동안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버팀목이 됐던 소비지출의 증가세가 근로계층이나 부유층을 가릴 것 없이 총제적으로 급격하게 둔화되는 신호들이 곳곳에서 나타나 소비지출이 1991년 이후 처음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의 감소는 경제 전반을 침체로 몰고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인들이 연말 쇼핑시즌인 작년 12월부터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유통업체들의 12월 매출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콜스의 12월 매출은 11% 줄었고, 백화점 메이시의 매출도 7.9% 감소하는 등 판매가 급감한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부자들도 지갑을 닫기는 마찬가지여서 고급 백화점 노르드스톰의 12월 매출은 4% 줄었고 고급 보석업체 티파니의 구매자가 감소해 지난해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종전의 2.30달러에서 2.28달러로 낮췄다.
대표적인 고급 백화점인 삭스피프스의 12월 매출 증가세도 현격히 둔화돼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븐 사도브는 사람들이 경제가 침체를 향해가는 것이 아니냐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유한 편에 속하는 5천200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신용카드업체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경우도 12월 카드 사용액 증가율이 3%포인트 떨어져 2001년의 경기침체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밝혔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늘어나는 대금 연체와 부실 대출 결손처리를 위해 4분기에 세전 기준으로 4억4천만달러를 상각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4분기 순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경기전망의 바로미터인 소비자만족도도 급격하게 떨어져 퓨리서치센터는 경제에 대한 소비자만족도가 15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의 소비자들의 경제가 어려울 때에도 좀처럼 소비를 줄이지 않았다. 1980년 이후 미국의 소비지출 감소가 발생했던 경우는 5분기에 그치고 있고, 2001년의 경기침체시에도 소비지출은 감소하지 않았었다.
올해 소비지출이 감소할 경우 1980년 이후 대선이 있는 해에 소비지출이 감소한 첫 케이스가 된다. 신문은 1980년 대선 당시 소비지출 감소는 현직 대통령이었던 민주당의 지미 카터에 맞선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후보에 도움이 됐었다고 전했다.
무디스 이코노미 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공식적인 통계는 아직 소비지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는 않고 있지만 작년 말에 자동차나 가구, 건자재, 헬스케어 분야에서 소비가 둔화하고 있음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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