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좌우되는 미술품 시장의 거품 파고들어
‘이 그림은 왜 비쌀까’
/웅진지식하우스. 320쪽
“미술시장을 지배하는 근본 원칙들은 동일하게 유지됐다. 우리 시대에 처음으로 그 원리들이 투기, 호황, 그리고 과대 포장으로 이어졌던 것은 아니다.”
피로시카 도시가 저술한 ‘이 그림은 왜 비쌀까’는 이런 의문을 파고 든 책이다.
독일 작가인 우고 도시의 아내인 저자는 법률가이자 미술 자문가로, 미술사, 경제학, 심리학 등을 동원해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특히 미술시장을 둘러싼 작가, 화랑, 미술관, 컬렉터 등 다양한 주체들의 이면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컬렉터의 사례로 종종 얘기되는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경우 미술품 수집을 통한 예술 후원의 이면에는 예술에 대한 열정뿐 아니라 고리대금업을 통해 부를 축적하면서 쌓은 죄를 사면 받으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한다.
또 현대 미술의 거장인 데미안 허스트 등의 작가들을 지원하면서 미술 영역과 사업을 결합한 광고계의 거물 찰스 사치 등의 일화도 소개했다.
이 책은 미술품 가격의 수수께끼와 관련해서는 “가격은 일차적으로 미술작품이 더 나은 가치를 지니게 됐다는 사실이 아니라, 더 많은 돈이 시장으로 흘러들었다는 사실 때문에 상승한다”며 투기의 거품은 언제든 꺼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즉, 1990년에 일본의 한 사업가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인 ‘가셰 박사의 초상’을 8,250만달러에 구입했지만 일본 경제의 거품이 붕괴되면서 몇 년 뒤 구입가의 8분의1 가격에 그림 주인이 바뀌었고, 그해 가을 추정가 220만달러에 경매에 부쳐졌던 로스코의 그림은 125만달러에도 팔리지 않을 만큼 미술품 가격은 급락했다.
또 미술가의 능력이나 재능뿐 아니라 미술체계가 만들어낸 신화가 작품 가격의 척도가 된다고 이 책은 지적했다. 예를 들어 반 고흐 작품은 생전에 크게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후세의 평론가 등에 의해 신화화됐으며 작품 가격도 수천만달러를 호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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