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부서진 인간들의
케어 프리(care-free) 삶의 종착역.
세상의 온갖 야망에서 훨훨 해방되어
사지를 쭈욱 펼 수 있는 곳.
그 옛적 디에게 노스* 처럼 은거하며
체온으로 따뜻해진 콩크리트 바닥에서
눈물로 지새우는 뭇밤의 한 생애
왈칵 쏟아지는 슬픔 딛고
허리 굽은 피부와 피부가 만나
서로를 위로 안 해도 흘릴게 없는……
더러는 냄새난다며 우쭐대는 문명의 가식인들
아픈 살결이 아픈 살결을 어루만지고 있지만
작은 인정에도 감동하는 우리들
남루함도 끝까지 버텨가며
눈시울 적셔 서러움 번져놓는 저녁노을
살아있음의 해맑은 미소 잠시 지으면서
주소 없는 이 거리의 디오니 소스* 되어
사는 듯 죽고 죽는 듯 사는 우리는
빌딩 숲 아래 해방촌에서나마
저 더러운 돈싸움 안하는
‘스키드 로우’ 거주자
*디에게 노스: 알렉산더 대왕이 찾아가
소원을 물은 즉 ‘그늘에서 제발 비켜달라’고
한 일화의 철학자
*디오니소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생성신, 주신.
정종진
약력: International Poet’s of Liberary 입선,
해외문학 및 순수문학 시 당선. 시집 ‘그 창에
걸린 싼타아나 바람꽃’. 재미시협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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