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콩코디아 캠프에서 본 세계 2번째 고봉 K2, 2001.
네팔 박타푸르 광장의 좁은 골목길, 2000.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
찰칵, 찰칵, 숨이 멈춘 순간
저 눈빛, 저 순결함은
영원히 내 안에서 호흡한다
장재구 한국일보사 회장이 사진집을 펴냈다.
‘장재구 사진집’(한국일보사 출판국)의 책머리에서 장 회장은 그와 사진의 이야기를 이렇게 들려준다.
“1962년 내가 15살이 되던 생일날 선친으로부터 사진기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날 나는 하루 종일 사진을 찍었습니다. 처음 갖게 된 사진기를 안고 잠이 든 날이 많았습니다… 45년 전의 그날을 기억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만일 그 사진기를 선물로 받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산에서, 도심에서, 오지에서, 비행기에서, 낮이나 밤이나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찰칵, 찰칵, 시간을 찍는 순간들, 그 소리는 나를 잊게 합니다. 시간을 잊게 합니다. 셔터소리에 호흡이 멈추는 순간, 나는 내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들으며 셔터를 누릅니다.”
사진집을 펼쳐 보노라면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들으며 셔터를 누른 순간’이 그대로 느껴진다.
네팔 포카라 근교의 우물가에 모인 시골 처녀들, 1998.
히말라야 설산의 파노라마, 구름 위로 솟아오른 K2봉의 일출은 장엄하고 고요하며 처연하다. 네팔의 처녀들, 티벳 아낙네들의 모습은 지순하게 아름답다. 꾸밈없는 눈동자와 미소, 자연 그대로의 표정, 지구상에 남아있는 마지막 아름다운 얼굴들이다. 비행기 창을 통해 상공에서 찍은 사진들도 숨을 멎게 한다. 워싱턴주 마운트 세인트 헬렌, 뉴욕 허드슨 강과 맨해턴, 알류산 열도의 장관… 몽마르트르 언덕, 나파밸리의 5월도 있고, 독도의 갈매기 떼도 있다.
장재구 회장이 산을 좋아하고 사진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지인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아니 ‘좋아한다’는 표현은 너무 약소하고 겸손하다. 그는 직접 산을 오르고 사진을 많이 찍는다. 산도 그냥 동네 산이 아니고 히말라야 설산이나 네팔과 티벳의 오지 같은 험산준령들이다. 이 책은 그가 45년간 촬영한 수천 장의 사진 중 75장을 가려 펴낸 첫 사진집이다. 책의 편집을 맡은 사진작가 주명덕씨는 편집후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좋은 사진은 ‘눈과 마음이 일치되는 사진’이다. 장재구 회장의 사진을 볼 때마다 “참 좋다”고 느낀 이유는 그 사진에서 마음과 눈이 일치됨을 보았기 때문이다. 마음과 눈이 하나 된 사진이 아름답고 감동을 준다.”
마음과 눈만이 아니라, 영혼의 숨결까지 들리는 사진집이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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