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총선유세 뒤 이동하다 폭탄테러를 받고 사망한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의 관이 라왈핀디지방의 한 병원에서 안치실로 옮겨지고 있다.
총선유세 뒤 테러암살
측근 등 20여명 사망 , 파키스탄정국 소용돌이, 미국 등 세계각국 경악 …
파키스탄 총선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야당 지도자인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54)가 27일 과격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자살폭탄 공격으로 사망, 파키스탄 정국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지지해온 파키스탄의 유력 정치지도자인 부토 전 총리가 테러공격으로 사망함에 따라 전국적인 소요사태가 예상되는 등 다음달 8일 총선이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 불투명한 극도의 정국 혼란이 우려된다.
파키스탄 인민당(PPP) 총재인 부토 전 총리는 이날 라발핀디에서 수 천 명의 군중들에게 다음달 총선에서의 지지를 촉구하는 유세를 가진 직후 자살 폭탄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내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자베드 치마 내무부 대변인은 부토 전 총리가 라발핀디에서 선거유세 직후 자살폭탄 공격을 받았으며, 파편을 맞아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PPP 치안보좌관인 레흐만 말리크는 부토 여사가 라발핀디 한 공원에서의 유세를 마치고 자동차에 올라 간선도로로 이동하던 중 두 발의 총격을 받았으며, 총격을 가한 테러범이 자동차 가까이에서 곧바로 자살폭탄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목과 가슴에 총상 등을 입은 부토 여사는 라발핀디 종합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사망했다. 병원 현장에 있던 PPP 관계자는 부토 여사가 오후 6시16분 숨졌다고 말했으며 부토의 대변인인 바버 아완 상원의원도 의사들이 부토 여사의 순교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부토 여사 이외에 최소 20명이 사망한 자살테러 현장은 시신이 곳곳에 흩어지고 유혈이 낭자한 참혹한 모습이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부토 지지자들은 테러단체 알 카에다의 잇따른 테러 경고에도 불구하고 무샤라프 대통령이 부토 여사에 대한 경호를 소홀히 했다며 살인자 무샤라프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노를 터뜨렸다.
부토 여사는 집권하면 미군을 끌어들여서라도 알 카에다 등 파키스탄 내 테러조직을 소탕하겠다고 다짐, 현지 무장세력들의 암살 표적이 돼왔다.
미국은 군부를 배경으로 무력통치를 해온 무샤라프 대통령과 민간 출신으로 대중적 지지가 높은 부토 전 총리가 협력함으로써 알 카에다 같은 과격세력을 막는게 핵무기를 보유한 파키스탄의 안정을 유지하는 최선의 방안으로 보고 부토를 지지해왔다.
1988-1996년 사이에 두 차례 파키스탄 총리를 역임한 부토 여사는 지난 10월18일 8년간의 해외 망명을 마치고 귀국해 내년 총선에서의 정치적 재기를 노려왔으나 두 달 여 만에 암살당하는 비운을 맞았다. 부토는 10월 귀국 길에도 카라치에서 폭탄테러를 받아 140여명이 사망했으나 가까스로 화를 면한 바 있다.
파키스탄의 초대 민선 총리를 지낸 부토 여사의 아버지 줄피카르 알리 부토도 1979년 정치보복 논란 속에 라발핀디에서 처형당한 바 있다. 부토 여사의 암살 지점은 부친의 처형 장소에서 불과 수 ㎞ 떨어진 곳이라고 AP는 전했다. 하버드와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한 부토 여사는 생전에 파키스탄의 민주주의가 회복될 때까지 잠들지 않을 것이란 비명을 남기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한 바 있다.
<외신종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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