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실천한 팔로 알토 Gunn 하이스쿨 학부모들
피해 여학생 위해 3만여 달러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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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우리 아이가 매일 걸어 다니는 Arastradero Raod에서, 그것도 대낮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며 Gunn 하이스쿨에 자녀를 두고 있는 Kathy Lindholm씨는 말했다. 지난 10월 30일 3학년 여고생이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걸어가던 중 학교 인근에서 유괴당했다는 뉴스를 듣고 해당 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는 물론 커뮤니티 전체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고. “그 나이가 되면 혼자서 등하교해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피해 여학생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우발적인 폭력을 가할 경우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라며 자신도 무기력함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충격에서 벗어나 어떤 조치를 취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린 Lindholm씨는 뜻을 같이 하는 학부모들과 함께 이 학교 PTA(Parent-Teacher Association, 학부모회)의 협조하에 모금 운동을 벌이게 되었다. 성금 모금의 의도는 범인체포를 위한 중요한 단서 제공에 대한 사례금을 마련코자 했던 것. 그러나 범인 Todd Burpee(20세, 팔로 알토 하이스쿨 졸업생)가 체포된 후 학부모들은 피해 여학생의 가족을 위해 성금을 모금키로 했다. 도움의 손길은 학교내에서 그치지 않았다. Bay 지역 전역으로 퍼졌고, 모금에 참여할 뿐 아니라 위로의 카드와 편지도 쇄도했다. 사건이후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입은 여학생은 현재 가정에서 학습 중이며, 이 소식을 들은 익명의 기부자는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랩탑을 전달했다고 한다.
Noreen Likins, Gunn 하이스쿨 교장은 지난 주까지 3만 2백 달러가 모금되었고, 이는 피해 여학생의 병원 치료비로 사용됐다고 전했다. 이번 일을 주도한 학부모 Lindholm씨와 John Jacobus, Kathleen Murren씨는 “피해 학생과 가족에게 커뮤니티 전체의 따뜻한 위로를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랬고, 기대 이상의 많은 성금이 모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건 당시의 ‘충격’은 많이 가라 앉았고, 범인이 체포되자 ‘공포감’도 수그러 들면서, 성공적인 모금으로 해당 지역의 관계자들은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바로 ‘감사’의 마음이라는 것. Dana Tom, 팔로 알토 Unified School District(통합 교육구)의 교육장은 “우리 커뮤니티가 절망에 빠진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특히 요즘 같은 연말에 서로 함께 돕는 것을 보니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피해 여학생은 현재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당시 입은 상처는 아직 완쾌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범인은 하교길의 여학생을 뒤에서 쫓아와 수차례 얼굴을 가격하고 길바닥에 내동댕이 친 후 정신을 잃게하여 차로 유괴한 후 성적인 폭행을 가했고, 범인이 90여분간 차로 이동하던 중에 여학생은 죽은 척 했고, 범인이 서니베일의 약혼녀의 아파트에 주차한 사이를 틈 타 도망쳐 나왔다고 전했다. 범행 이틀만에 범인은 체포되었고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보도된 바 있다.
<이재선 기자> jslee42@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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