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서울-정대용 특파원>
감성 호소 캠페인에 ‘스킨십 경쟁’
유세장면 전국 생중계 첨단장비 등장
한국 대선이 달라졌다.
한국시간 19일 막을 내린 제17대 대통령 선거전은 기존 선거문화와는 크게 다른 양상을 보였다.
무엇보다 과거 선거 때마다 고질적으로 횡행하던 금권·관권선거가 자취를 감췄고 유세장의 청중몰이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돼 성숙한 선거문화가 이제 자리를 굳게 잡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 대선 때마다 따라다니던 ‘선거 부정’ 또는 ‘부정선거’라는 말 자체를 좀처럼 들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같이 분위기가 바뀐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지난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의혹 수사의 결과로 깨끗한 정치문화를 위한 정치자금법이 개정되면서 돈줄이 막혔기 때문이다. 각 정당의 중앙당과 시도당 후원회, 즉 정당 후원회가 폐지된데다 개정 선거법으로 돈이 풀릴 수 없게 되면서 유세현장에 청중을 동원하거나 조직을 움직이기가 힘들게 됐다는 전언이다.
예전 같으면 중앙당에서 각 지구당에 몇 억씩 자금이 내려가고 지구당은 이 ‘실탄’으로 동창회, 향우회 등 각종 모임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밥을 먹이거나 입당원서를 받아 후보의 지방 유세 일정이 잡히면 이들을 동원에 바람몰이에 나서는 게 선거운동의 공식이었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는 이같은 모습이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다.
선거운동 방법도 인터넷문화의 확산 등 사회적 변화를 감안해 상당히 변모됐다. 옛날처럼 대규모 청중들이 모이는 유세가 드물어졌고 사람들이 줄어든 썰렁한 유세 현장에서 일방통행식 연설 방식으로는 효과가 높지 않자 후보들마다 ‘안아주세요’나 ‘프리허그’ 등 감성에 호소하는 캠페인 전략을 들고 나와 유권자와의 스킨십 넓히기 경쟁을 벌인 것도 이번 대선의 특징이었다.
또 첨단 장비의 사용도 일반화돼 신당의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경우 통신위성을 활용해 유세장면을 전국의 차량을 통해 동시 생중계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유세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선거 풍토의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선진국 치고 현장에서 떠들썩하게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나라는 없다”며 “금품 살포 등이 없어져 선거 현장의 분위기가 깨끗해지고 차분하게 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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