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데스 대미관계 강화 노력에 걸림돌 전망
10월 말 실시된 아르헨티나 대선을 앞두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집권당 후보였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캠프에 현금을 전달하려 했다
는 미국 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의 의혹 제기와 관련, 페르난데스 대통령
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미국-아르헨티나 관계가 서먹해지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전날 차베스 대통령의 현금 전달 시도설을 부인하면서 이 같은 주장은 미국 정부의 ‘쓰레기’같은 대외정책이라고 반박하고, 미국이 다른 국가간의 관계를 훼손하려는 추악한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아르헨티나에 대한 미국의 압력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브라질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법무부는 즉각 미국 검찰과 FBI가 제기한 의혹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흠집내기 위한 더러운 계략이라고 맞받아쳤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외무장관도 미국이 이 사건을 확대해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 관계를 손상시키려는 음모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남미대륙의 진보적 정부들을 와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강력 비난했다.
FBI는 전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지난 11일 베네수엘라인 3명과 우루과이인 1명을 체포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이들이 페르난데스 캠프측에 79만달러(일부 언론 80만달러)의 현금을 전달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 검찰은 FBI가 법정에 제출한 관련자 진술 내용 녹음 테이프에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이름이 분명히 등장한다면서 현금 전달 시도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체포된 4명은 지난 8월 차베스 대통령의 아르헨티나 방문 직전 미국 국적의 베네수엘라 기업인인 안토니니 기도 윌손과 함께 현금이 든 가방을 들고 부에노스 아이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세관 직원들에게 적발당한 뒤 출국조치된 바 있다.
윌손은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 측근의 도움을 얻어 검색대를 거치지 않은 채 입국하려다 제지당했으며, 윌손은 아르헨티나 세관당국의 조사를 받은 뒤 곧바로 자신의 거주지인 미국 마이애미로 돌아갔다.
’현금가방 스캔들’로 불린 이 사건으로 아르헨티나 야권은 차베스가 페르난데스의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정치자금을 제공하려 한 것이라면서 공세를 취했으며, 이후 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인 PDVSA의 간부 1명과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측근 1명이 사퇴했다.
브라질 언론은 미국 검찰과 FBI의 의혹 제기로 당분간 아르헨티나와 미국 관계가 냉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말 대선 승리 이후 집권 후 브라질 및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온 페르난데스 대통령으로서는 대미(對美) 관계 개선 노력을 재고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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