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윌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김경준씨 가족 기자회견에는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1시간 반이나 기다려야 했다. 취재진들이 김씨의 부인 이보라씨를 기다리고 있다.
에리카 김씨 불참 2시간 늦게 열려
질문 안받고 “내 남편 사기꾼 아니다”
김경준씨 가족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BBK간의 3대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히겠다던 기자회견은 연기로만 가득한 ‘변죽울리기’로 끝났다.
‘BBK 의혹의 뇌관’을 터트릴 이면계약서를 공개하겠다던 에리카 김씨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기자회견은 김경준씨의 부인인 이보라씨가 변호사를 대동하고 참석해 미리 준비한 5장의 문서를 읽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것도 이면계약서는 보안상의 문제와 이명박 후보가 서명을 위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원본은 공개하지 않고 사본만 공개했다. 물론 질문도 받지 않았다.
당초 김경준씨 가족은 이날 오전11시30분 LA 한인타운의 윌셔가에 위치한 한 법률사무소(3530 Wilshire Blvd. #1600)에서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했었다가 당일 아침 두블럭 떨어진 윌셔 플라자 호텔로 장소를 변경했다.
이유는 예상했던 것보다 취재진이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더 큰 장소로 옮겼다는 것이 주변의 설명이다.
그러나 기자회견은 예정 시간보다 1시간50분이나 지연된 오후1시20분에서야 열렸다. 회견시간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호텔측은 DVD 영상 설치등 준비가 끝나지 않았고 사설 경비원들이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꼼꼼한 준비를 하는 듯 시간을 끌던 기자회견은 뚜껑을 열고 보니 부인 이씨의 하소연장에 그치고 말았다.
이씨는 시종일관 남편 김씨는 이 후보가 비방하듯이 ‘사기꾼’이 아니며 이 후보는 남편이 대표로 있던 BBK와 LKe뱅크의 운영에 소유주로서 관여했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자신의 남편은 구치소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고 이 후보는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2007년 겨울은 모순이라는 대목을 읽을 때는 잠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씨의 기자회견은 40분 만에 끝났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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