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출발 직전에 활주로서 탑승
탑승객 명단 함구… 항공사 ‘보안’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온 김경준씨(41)의 한국 송환에 나선 검찰은 15일 막판까지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다 활주로에 세워진 항공기에 김씨를 전격 탑승시키는 등 007식 호송 작전을 펼쳤다. 한마디로 한국 검찰과 아시아나 항공이 펼친 언론 따돌리기의 결정체였다.
김씨는 이날 새벽 6시께 연방마샬 관계자들의 호송 속에 LA다운타운 연방 구치소를 나와 오전 10시10분 LA발 일본 경유 대한항공 KE 002편이나 오전 11시05분 LA발 인천행 대한항공 KE 018편에 탑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졌다.


<김경준씨가 15일 오후 12시10분발 아시아나 항공 OZ201편에 탑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공항에서 김씨의 송환모습을 잡으려고 대기했던 한국 및 미주한인 언론사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이때 검찰 호송팀은 이미 연방마샬로부터 김씨를 인계받고 공항 모처에서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앞서 두 편의 항공기에 모두 타지 않았다. 이 또한 언론 따돌리기였다. 오후 12시10분발 아시아나 항공 OZ 201편에도 막판까지 오르지 않다가 활주로에서 김씨를 전격 탑승시킴으로써 취재진의 접근을 원천 차단했다.
이날 LA공항에는 한국 언론 및 미주지역 한인언론사 기자들이 대거 몰려 대기했으나 검찰은 아시아나 항공기를 일반 계류장이 아닌 활주로에 대기시키다가 막판에 호송팀이 차량 편으로 김씨를 이동시켜 항공기에 태움으로써 취재진에 노출되는 것을 막은 것이다.
아시아나 항공도 탑승객 명단에 대해 끝까지 함구하는 등 김씨 송환에 대해 극도의 보안을 유지했다.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탑승객 명단의 공개는 한국 및 미국 법률에 어긋나는데다 본사 홍보팀으로부터 탑승객 명단에 대한 절대 보안을 유지하라는 지시가 있어 김씨 탑승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