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회’놓고 ‘박영창’노래
7일 밤 샌프란시스코 게어리가의 H식당. 서울에서 온 40대 사업가의 귀국을 앞두고 지인들몇가족이 모인 이 자리는 ‘예고된 환송식’에서 금방 ‘예고없는 정치토론장’이 돼버렸다.
“이회창씨는 도대체 뭘 믿고…”
“좌우간 이제 재미있게 됐지 뭐.”
이회창씨가 출마선언을 위한 ‘지방칩거 장고’에 들어가기 전부터 신문지면을 장식했던 단골메뉴들이 여지없이 이 회식자리 화제의 노른자위를 차지했다.
“아니 근데 말이야, 아는 사람 중에 정동영 캠프에서 뛰는 사람이 있는데, 벌써 두달전에 ‘이회창씨가 틀림없이 나온다’는 거야.”
누군가 “나는 솔직히 이명박 지지자가 아니어서 이회창 나오는 걸 보고 그거 잘됐다, 쌤통이다 이럴 수도있지만, 그래도 이건 인간적으로 이회창이 그러면 안되는 거 아냐”라고 말하자 서울에서 온 사업가는 두달 전 얘기를 들려주며 이회창씨 출마선언은 계획된 것이라는 자신의 믿음을 얘기했다.
한국언론에 수없이 오르내리는 대로 이회창씨 출마가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도 분출했다. 한 참석자는 “이회창씨가 (출마선언에서) 자락을 깔아놨잖냐”며 “둘(이명박-이회창) 다 완주하지는 않고 막판에 단일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보수표는 될 사람 밀어주자는 쪽으로 쏠릴 것”이라며 이명박씨가 됐든 이회창씨가 됐든 둘 중 하나가 최종승리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자 또다른 인사는 “둘이 따로 가는 동안에 어차피 전투는 죽기살기로 될 것이고, 그러면 둘이 나중에 합친다 해도 (양쪽캠프) 표가 다 모아진다는 보장도 없지 않느냐.
진보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전략적 선택을 하지 않았느냐”는 반론이 이어지는 등 이날 대화는 주식(안부나눔과 사업얘기)이 밑반찬(선거얘기)에 여지없이 밀리는 식으로 전개됐다.
북가주 한인사회도 한국대선 태풍권에 본격 접어들었다. 북가주 한인사회 대선바람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한나라당 후보경선 때 반짝 휘몰아쳤으나 이명박 후보의 여론조사 1위독주가 워낙 오래 지속된 탓인지 박진감 내지 관심도가 금방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예전에 비해 짐짓 무심함은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 당선돼 이명박 후보와 각을 세운 이후에도 별반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이회창씨 출마선언으로 상황이 확 달라졌다.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안부처럼선거얘기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최근의 변화로만 본다면 이회창씨는, 그에 대한 찬반여부를 떠나, 하품하기 일쑤였던 07대선 드라마 시청자들이 눈비비고 다시 보게 만든 흥행제고 불쏘시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지지하는 후보에 따라 이회창 변수를 보는 눈이 다른 것도 한국이나 여타 미주한인사회 와 다를 바 없다. 한나라당 지지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명박이냐 이회창이냐 ‘예기치 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게다가 선거일은 부득부득 다가오고 있다. 북가주 한인사회에서도 이래저래 ‘명동회’를 놓고 ‘박영창’을 부르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태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