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는 이유? 악몽이 실마리
악몽은 두려움 다루는 두뇌의 기술
잠을 깨우지 않는 악몽은 유익
어떤 이들은 악몽으로 인해 매일밤 힘들어한다. 심지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이들도 있다. 이런 악몽이 사람들이 꿈을 꾸는 이유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여 주목받고 있다.
꿈에 대해 연구한 여러 보고서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꿈은 기분좋은 꿈이 아니다. 하버드 의대의 잠 연구원인 로버트 스틱골드 박사에 따르면 우리는 부지런히 꿈을 꾸는 존재들이며 매일밤 3시간 정도 답답하고 걱정에 찬 상태로 꿈을 꾼다.
예를 들면 시험에 지각하는 꿈이라던가 맨발로 깨진 유리 위를 걷는 꿈 등이 그것이다.
악몽을 꾸는 비율은 나이가 들수록 올라간다. 청년기를 통해 상승하다가 성인 초기에 이르러 절정에 달하고 이 시기 이후로 점차 떨어진다. 55세의 성인이 악몽을 꾸는 비율은 25세의 청년이 악몽을 꾸는 비율의 1/3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모든 연령대에 걸쳐 여성이 남성보다 악몽을 꾸는 비율이 높다. 이는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걱정이 많고 이상심리를 보이는 비율이 높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악몽의 내용도 시대와 문화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21세기 서구의 한 청년이 음란한 꿈을 꾼다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니겠지만 4세기 기독교 철학자였던 세인트 어거스틴의 경우에는 이런 음란한 꿈은 그의 신앙을 흔들 수도 있는 위협적인 ‘악몽’이었다. 그는 “음란한 꿈은 악몽이다”라고 정의했다.
아랍국가들에서 여성들의 악몽중 가장 흔한 것은 추락하는 꿈이다. UC버클리 신학대학원의 꿈 연구원이자 방문학자인 켈리 벌클리 박사는 “아랍국가들에서 여성들이 순결한 상태로 있는 것은 큰 프리미엄이며 ‘타락한 여자’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매우 강하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강한 두려움이 ‘추락하는’ 악몽이 흔하게 된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두뇌는 잠을 자는 동안 각각의 서로 다른 뇌파와 신경화학적 활동을 보이는 4단계를 거친다. 이중 우리는 자는 동안 빠르게 눈을 움직이는 단계인 REM(Rapid Eye Movement) 단계의 90% 정도에서 꿈을 꾼다. 물론 비REM 단계에서도 꿈을 꾼다.
뉴욕에 있는 예쉬바 대학교의 심리학자이자 잠 연구원인 로스 레빈 박사는 일단 REM 단계로 들어가면 우리의 전체 두뇌활동이 바뀐다고 말한다.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1차 시각피질은 REM 단계중 비교적 조용한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시각정보를 처리하고 해석하는 2차 시각피질은 깨어있다. 이것이 우리가 꿈을 꾸는 동안 시각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감각기관과 운동계는 REM 단계중 활동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꿈을 꾸는 동안 몸을 뒤척이는 것이 이같은 이유 때문. 그러나 뇌간의 일부에서는 꿈을 꾸는 동안 대부분의 몸을 마비시킨다. 꿈을 꾸는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신체적인 활동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것. 잠결에 걸어다니는 경우는 모두 몸이 마비되지 않은 상태인 비REM 단계에서 발생한다.
심리학 정기간행물인 사이콜로지컬 불레틴(Psychological Bulletin)에 실린 토레 닐센 박사와 로스 레빈 박사의 최근 연구논문에 따르면 우리는 꿈을 통해 두려움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다. 새롭게 생기는 두려움에게 자리를 만들어주고 이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려움을 없애 버리는 것. 닐센 박사는 “이런 작용이 없다면 우리는 어린 시절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성인이 되어서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잠을 깨우지 않는 악몽은 우리가 두려움을 성공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괴롭지만 우리가 잠을 깨지 않은 한 어떤 (두려움에 대한) 해결작용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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