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물은
목청이 좋다
온종일 말을 해도
목이 쉬지 않는다.
흘러오며
듣고 본 사연들이
너무 많아서
잠시도 쉴 틈 없이
쏟아놓는 이야기들
일 년
삼백 육십오일
하루도 쉬지 않고
맑고 투명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 정력은
낮게 흐를 줄 알기 때문이다.
때로는 속삭이듯
가끔은 사자후로
빛살같이 반짝거리며 재롱을 떨다가
언덕을 만나면
바다 큰 파도치듯
사위를 압도하는 위엄으로 외친다.
시냇물은
애초부터 흐르면서 말해도
쉬지 않는 목소리
모난 돌 어루만져 둥글게 해주고
마른 뿌리 적셔서 풀 나무 살려내고
사면의 지저분한 쓰레기 거두어
말갛게 씻어내며
끊임없이 도란도란 이야기 한다
어제도 말했고
오늘도 쉬지 않고 말하고
내일도 말을 쉬지 않겠지
말거리 없어 말 못하는 일 결코 없을 시냇물
시냇물 모여 강을 이루면
도도한 물결로 출렁이며 말한다
남상(濫觴)부터 말하며 흘러내리는 시냇물
언제나 맑은 목소리로 삶을 풀어낸다.
김명호
약력: 미주한국일보 문예공모 소설 입상. 서울문학 신인상 시 당선. 미주크리스찬 문인협회·재미시인협회 회원. 시집 ‘들풀’,‘묵도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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