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 깬 북한 태권도단‘과잉 경호’
지난 주말 열린 북한태권도 시범단의 공연장은 남·북·미국이 태권도 아래 하나로 뭉치는 화합의 장이었다. LA지역 한인들과 미국인들은 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보여주는 화려한 공연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평화와 화해로 가득해야 할 행사장은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까지 낀 한인 ‘경호원’들로 인해 그 분위기가 퇴색하고 말았다. 북측에서 온 선수단의 안전을 위한 조치였겠지만 이들의 위압적인 경호 자세는 북측 선수단을 맞겠다며 나섰던 많은 한인들을 주눅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시범단이 도착한 공항에서부터 이어진 이들의 ‘철통 경호’는 시범단이 행사장을 떠날 때까지 이어지며 관람객들과 취재진의 눈총을 샀다. 이들은 또 북측 관계자 등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경호 지시를 한다는 명목으로 거침없이 서로에게 욕설까지 해댔다. 또 이들은 호의적인 태도로 취재에 응하려는 북한 선수들에게 접근하려는 기자들을 막아서며 취재를 방해해 원성을 사기도 했다. 북한 선수단을 인솔한 북측 인사들도 “경호가 지나친 감이 있다”며 불편함을 표시했다.
한 주최측 관계자는 “분명히 경호가 지나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젊은 사범들이 북한 시범단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에 ‘오버’한 것 같다”며 이해를 바랐다. 사상 처음으로 펼쳐진 북한 태권도 시범은 냉전을 종식시킨 중국과 미국의 핑퐁외교에 비교되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일부 젊은 태권도인들이 보여준 이번 경호 태도는 남과 북의 동질성 회복이라는 행사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키기에 충분했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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