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 온 북한 태권도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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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미미하나 나중은 창대했다. 북한 태권도(북한측 인사들은 ‘조선인민공화국 태권도’로불러달라고 요청)의 북가주 데뷔도 그랬다.
○…지난달 중순 북한 태권도 방문계획이 알려진 직후 한동안 한인사회의 미온적 반응 때문에 초청자측이 고심했으나 차차 관심이 고조돼 1차시범 입장권이 동날 정도가 됐다. 일부는 시범 직전에야 티켓을 구하려고 여기저기 탐문하는가 하면 초청인사들만 출입할 수 있는 8일 만찬 관람여부를 묻는 등 초반의 냉기와는 판이하게 다른 열기를 보여줬다. 이와 관련해 초청자측 일원으로 북가주 행사관리를 담당해온 백행기 USA태권도 마샬아츠 커미셔너(밀브레 블랙벨트태권도장 관장)는 8일 오전 본보와의 통화에서 “한국일보가 이것저것 떠나서 (북한 태권도) 미국 방문의 의미를 잘 짚어주며 분위기를 띄워준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행선은 9월에 발표된 것과 상당히 달라 눈길. 북한 태권도 시범단은 7일 오전 SF에 도착한 직후 점심식사부터 사전예고된 곳이 아닌 데일리시티의 토다이에서 생선회와 초밥 등으로 대신. 이는 안전을 고려한 변경이기도 했으나 시범단원들이 생선이나 초밥을 먹고싶다고 해 변경한 것. 스케줄 변경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8일 오전으로 예정된 홈리스센터 방문 취소.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이런 면도 있고 저런 면도 있고 미국의 여러 면모를 두루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계획했는데 괜히 정치적 오해를 살 것 같아서 취소했다”며 “다른 일정도 행여 정치적 오해를 살 부분이 털끝만큼이라도 있으면 다 취소했다”고 설명.
○…북한 태권남녀들은 7일 SF 도착직후 이날 오후 1차시범이 있게 된 것을 두고 너무 빠듯하다, 쉬지도 못했는데 내일(8일) 하면 안되는가 등 가볍게 이의를 제기했으나 시범장에 관중이 꽉차고 반응이 열띤데다 이후 만찬과 여흥 등 짜임새있는 프로그램이 이어지자 하기를 잘했다, LA보다 훨씬 좋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고. 시범단은 8일 오전 간편복 차림으로 태권도인 출신 김태연 회장이 운영하는 라이트하우스 등 실리콘밸리 이곳저곳을 둘러본 뒤 외부점심과 샌프란시스코 관광을 하고 호텔로 되돌아가 휴식을 취하며 8일 저녁 만찬에 대비.
○…시범단은 7일 시범과 만찬 이후 프리몬트의 김태연 회장 자택으로 이동 밤 9시30분쯤부터 12시30분쯤까지 약 3시간동안 긴장없는 농담속에 맥주와 위스키를 들며 노래를 부르는 등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고. 이들은 분위기가 무르익자 거의다 한명한명 노래를 부르거나 재담을 나눴는데, 휘파람 반갑습니다 등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노래들을 주로 불렀다고 한 참석자는 전언. 개중에는 시범장에서 인공기와 성조기를 앞세우고 북한국가를 부른 것을 매우 감격스러워하는 등 “미국에 와서 기분이 최고”라고 연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 배능만 조선태권도위원회 부위원장 등은 “내년에도 후년에도 이런 만남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만족해했다고 한다.
○…CBSTV 등 주류언론들도 북한 태권도 시범장에 취재진을 파견해 이모저모를 담는가 하면 즉석인터뷰 형식으로 한인들의 반응을 타진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 몇몇 언론사는 본보에 전화를 걸어와 한인들의 반응을 간접 체크하기도 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북한 태권도가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호들갑을 떠느냐는 등 탐탁찮은 반응을 보인 한인들도 있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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