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회 사무국 13년 터줏대감 로엘라 김 차장
타운 명사 연락처 ‘내 손안에’
“한인회서 은퇴하고 싶어”
2년마다 회장 및 이사진이 바뀌는 LA 한인회에서 13년간 같은 자리를 지켜온 사람이 있다. 지난 94년 한인회에 첫 발을 들인 로엘라 김 사무차장이 바로 그 주인공.
“전화만 받고 타이핑만 몇 개 치면 되는 자리”라는 말에 시작했는데 이제는 전화번호 안내는 물론 각종 서류정리, 행사준비 등 한인회의 궂은일을 뭐든지 도맡아 처리하는 사람이 됐다.
10여년이 넘는 세월 속에 쌓인 ‘내공’을 무시 못 한다. 김 사무차장이 개인적으로 정리한 전화번호부는 한인 인명록을 방불케 할 정도. 그도 그럴 것이 13년간 한인회를 거쳐 간 사람만도 수백명. 한인타운에 내로라하는 인사들의 관련 정보는 모두 김 사무차장의 손 안에 있다.
지난 13년간 달라진 것도 많다. 가장 큰 변화는 컴퓨터의 발달과 한인사회의 성장이다. 처음 한인회에서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일일이 손으로 하던 일을 이제는 컴퓨터가 척척 해낸다. 덕분에 김 사무차장은 더 할 일이 많아졌다며 즐거운 비명이다.
김 사무차장은 “한글 자판도 제대로 치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엑셀이나 워드, 엑세스, 파워포인트 등을 활용해 각종 서류도 작성하고 이메일도 할 수 있게 됐다”며 “컴퓨터가 너무 재미있어서 가끔은 늙어도 이렇게 컴퓨터를 하고 놀면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웃었다.
한인사회 성장세도 피부로 느낀다. 13년 전엔 한인회 관련 공문을 약 50여개의 단체에만 보내면 됐지만 이제는 그 숫자가 250여개로 5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10여년의 세월 속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으니 한인회에 전화를 걸어오는 한인들의 전화 매너다.
김 사무차장은 “한인들을 위해 최대한 봉사하려고 하지만 한인회 능력 밖의 일인 것들도 있는데 전화를 걸어 무조건 해결해 내라고 하거나 잘못된 일은 모두 한인회 탓이라고 말하는 것은 10여년이 지나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한인회의 여전한 인력부족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오는 12일 열리는 한인회 기금모금 행사 준비로 분주하다는 김 사무차장은 “행사가 성황리에 치러져 한인회의 자금난이나 인력 부족이 해결돼 한인회가 더욱 잘 한인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단체가 되길 바란다”며 “개인적으로는 66세 은퇴까지 한인회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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