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전 토머스 대법관 인준청문회서 제기
“좌파의 인준방해 책동”
토머스, 침묵 깨고 비난
힐 “나는 진실” 맞공방
클레어런스 토머스(59) 연방대법원 판사의 회고록 출판을 계기로 인준 청문회에서 펼쳐졌던 아니타 힐과의 진실게임이 16년만에 다시 재연되고 있다.
지난 1991년 당시 토머스 대법관의 인준 청문회에서 힐 오클라호마대학 교수가 교육부 재직 시절 토머스로부터 입에 담지 못할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한 이후 인준을 통과한 토머스 대법관과 힐 교수는 그동안 청문회에 대해 서로 침묵을 지켜 왔었다.
토머스 대법관은 그러나 16년만에 침묵을 깨고 1일 출판된 회고록 ‘할아버지의 아들’(My Grandfather’s Son)에서 청문회가 ‘좌파 광신자’들의 책동이었다고 비난하면서 힐을 거짓말쟁이자 ‘가장 배신적인 적’으로 묘사했다. 토머스 대법관의 부인 버지니아도 최근 CBS 방송 ‘60분’에 출연해 힐이 자기 가족에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브랜데이스 대학 교수인 힐은 2일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토머스가 자신을 변호하려 하지만 나의 진술은 진실이었다”며 “나는 1981년에 거기 있었고 버지니아가 모르는 일들을 안다”고 주장했다. 그는 토머스가 비난자를 맞비난하는 방식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민권운동 지도자이자 사상 첫 흑인 대법관이었던 서굿 마셜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토머스의 인준 청문회는 미국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았던 청문회의 하나로 성희롱이라는 말이 대부분의 미국민들에게 깊이 각인되는 계기가 됐던 것으로도 지적된다.
힐은 당시로부터 10년 전인 1981년부터 1983년까지 정부기관에서 함께 일할 때 토머스가 자신에게 끈덕지게 데이트를 요구했으며 포르노 장면, 그룹섹스, 수간 등을 묘사하는 성적인 말로 자신을 괴롭힌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토머스 대법관은 회고록에서 낙태 반대 판결 가능성을 우려한 진보적인 단체들이 자신의 인준을 막기 위해 거짓 기사를 쏟아내 신문 1면을 장식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회고록은 발매 첫날 아마존 닷컴의 베스트셀러 목록 2위에 올랐으며 토머스 대법관은 선 인세로 150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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