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 속도 4% 빨라지면 홈런은 50% 증가
====
메이저리그에서 배리 본즈가 ‘스테로이드 의혹’ 속에 홈런 신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스테로이드가 실제로 홈런 수를 늘리는 데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터프츠대학 물리학자 로저 토빈 교수는 ‘미국물리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hysics)’ 최신호에서 타구 속도가 단 4%만 증가해도 홈런은 최소 50% 이상 증가할 수 있다며 이는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충분히 얻을 수 있는 효과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스테로이드 파문은 하루 이틀 된 얘기가 아니다.
홈런왕 베이브 루스의 한 시즌 60홈런 기록은 1961년 로저 마리스가 61홈런을 칠 때까지 34년간 깨지지 않았고 로저 마리스의 기록도 이후 35년간이나 깨지지 않았다. 그러나 1998~2006년에는 한 시즌에 60홈런 이상을 친 기록이 6번이나 나왔고 스테로이드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배리 본즈는 2001년 73홈런으로 로저 마리스의 기록을 20%나 뛰어넘었다.
토빈 교수에 따르면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스테로이드 시대’가 시작된 1990년대 중반이며 이런 증가세는 스테로이드 검사가 도입된 2003년 과거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토빈 교수는 이 연구에서 스테로이드의 효과에 대한 기존 연구들을 분석,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근육량과 근육이 발휘하는 힘, 그리고 그에 따른 방망이의 운동에너지가 각각 10% 정도씩 증가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스테로이드의 이런 근력강화 효과는 배트 스윙속도를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을 때보다 5% 정도 빠르게 만들고 스윙속도가 5% 정도 빨라지면 타구 속도는 4% 정도 더 빨라진다.
토빈 교수는 타구의 궤도를 중력과 공기의 저항, 공의 회전에 의한 양력 등을 고려해 분석한 결과 타구의 속도가 4%만 증가해도 홈런은 50%에서 최고 100%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스테로이드는 투수들에게는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투수의 경우 근육량이 10% 늘어나면 공의 속도는 5% 정도 빨라지고 이 정도의 구속 증가는 게임당 평균 실점을 0.5점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이런 효과는 스테로이드가 홈런에 미치는 영향에 비하면 매우 미약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스테로이드가 홈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홈런을 치기 위해서는 그만큼 배트의 스윙속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윙속도에 따른 타구의 비거리 분포를 그래프로 그리면 종 모양의 정규분포를 이루기 때문에 스윙속도가 약간만 빨라져도 홈런이 되는 타구 숫자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게 토빈 교수의 설명이다.
토빈 교수는 물리학이 어떤 홈런이 스테로이드 덕분인지 아닌지 밝혀줄 수 없지만 이 연구결과는 최근 일부 선수들의 활약을 둘러싼 스테로이드 의혹이 근거가 있는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