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교육 종교색 가미에
미국 학계 우려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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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부 학교에서 수학 교육과정에 종교적 색채를 가미하고 있는데 이런 움직임이 수학의 세부 분야 사이의 연계성을 저해하는 등 학문적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펜실베이니아 주(州) 템플대학 수학과의 존 앨런 파울로스 교수가 지적했다.
파울로스 교수는 이날 미 abc 뉴스 인터넷판에 실린 칼럼을 통해 수학이 그동안 다른 과학 과목에 비해 교육과정에 종교적 의도를 반영시키려는 시도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아 왔지만 최근 들어 종교색을 담아 교육과정을 설명하는 학교가 등장하고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그가 가장 먼저 든 사례는 개신교 침례교단이 설립한 텍사스 주의 한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기하학 교육과정 설명문.
여기에는 ‘수학 원리의 절대적 일관성을 이해하면서 신이 그 일관성의 창조자임을 알게 된다’는 등의 내용이 수록돼 있는데 파울로스 교수는 해당 학교에서 비(非) 유클리드 기하학을 악마의 작품이라고 가르칠지 궁금하다고 부연했다. 비 유클리드 기하학은 원인과 결과 사이의 정확한 대응관계, 즉 일관성을 특징으로 하는 유클리드 기하학과 달리 휘어진 공간처럼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자연에 실재하는 수학적 대상을 설명하는데 쓰이며 복잡한 현상에 숨겨진 인과관계의 도출 등에 적용된다.
파울로스 교수는 ‘기독교 학교를 위한 선(先) 미적분학 과정’같은 말은 미적분학의 기본 공리를 기독교의 기본 이론과 등치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수학을 종교와 연계시키려는 이들이 수학의 유용성을 ‘신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수학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신비감이 개입되지 않은 다른 많은 설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수학자의 신문 읽기’나 ‘수학자 증권시장에 가다’같은 저서들로도 유명한 파울로스 교수는 수학에 대해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고 특정 사립학교가 교육 방침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해 관심을 둘 필요는 없지만 ‘창조 수학’ 교육과정이 공립학교에까지 스며들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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