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로이터=연합뉴스) 그리스 국토를 문자 그대로 초토화시킨 산불이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숲을 태울 때 연기 성분으로 나오거나 숲이 사라지는데서 오는 대기중 이산화탄소 증가는 단일 원인으로는 석탄 다음으로 큰 온실가스의 원인으로 꼽힌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집계에 따르면 해마다 그리스 면적과 비슷한 1천30만헥타르의 숲이 사라지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전체 이산화탄소 방출량의 18%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지중해 지역의 산불은 아마존이나 콩고, 인도네시아의 삼림파괴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 역시 중요한 온실가스 발생원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나무가 자라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숲은 `탄소 처리장’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불에 타면 품고 있던 이산화탄소를 대기중에 방출하게 된다.
유엔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금세기중 지구 기온은 1.8~4.0℃ 오르고 해수면은 18~59㎝ 상승할 전망인데 이렇게 되면 그리스처럼 더욱 고온 건조해지는 나라들의 숲은 바짝 마른 불쏘시개감이 돼 이번 산불처럼 걷잡을 수 없이 번지게 된다.
도라 바코야니 그리스 외무장관은 그리스 사상 최악의 산불과 영국의 대홍수는 기후변화가 이미 진행중임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EU가 기후변화 문제에 관해 더욱 신속히 상호 협력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산불로 인해 얼마나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할 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면서 나무들이 다시 자라면 이산화탄소를 재흡수하겠지만 그러지 못하면 온실가스를 증가시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스 당국은 이런 우려를 의식, 불탄 자리에 한 치도 남김없이 다시 나무를 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교토 협약에 따르면 그리스는 1990년대에 비해 25% 늘어난 수준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권한이 있지만 산불 등 자연재해로 인한 배출량은 계산에서 제외된다.
세계 자연보존연맹(IUCN)의 전문가들은 숲이란 불에 탔다가도 다시 자라는 자연적 순환고리를 갖고 있지만 온난화는 이런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름철 기후가 더욱 고온건조해진다면 산불이 보다 잦아질 것이고 이는 이산화탄소 방출량 증가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산불이 점점 잦아진다면 숲은 다시 자랄 시간을 채 갖지 못하게 될 것이며 그 결과 생태계는 다음 산불이 날 때까지 재흡수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youngn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