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베리에서 프로즌요거트 맛을 즐기고 있는 다양한 인종의 고객들.
레드망고 웨스트우드 1호점 오픈 기념행사에 무료로 프로즌요거트를 맛보기 위해 많은 고객이 몰려들었다.
과열 진정… 거품 빠질까 안빠질까
지난 2년간 남가주 한인 경제계, 그중에서도 요식업과 관련해 소위 가장 뜬 단어는 단연 ‘프로즌 요거트’다. 뜨면 지고, 경쟁이 심하면 망하는 업소가 생기기 마련인 경제법칙에서 프로즌요거트 업계는 예외인 듯하지만 이미 문을 열었던 업소들이 리모델링을 하고, 기계를 들였던 카페들이 서빙을 중단하는 등 과열됐던 시장의 진정기미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진출해 본격적인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레드망고사가 유사 브랜드나 제품이름을 사용한 업체와 소송을 벌이는 등 프로즌 요거트업계는 계속 ‘핫뉴스메이커’가 되고 있다.
소자본·고마진 ‘~베리’팽창속
커피샵·카페 등도 가세 ‘매력 반감’
일부선 “남가주 제외한 동부는 가능성”
◆시큼한 전설, 프로즌 요거트의 탄생=이미 디저트 비스니스로 아이스크림 가게 한켠에서 떴다 진 프로즌요거트를 부활시킨 선두주자는 핑크베리였음을 아무도 부정하지 않는다. 2005년 웨스트할리웃에서 시작된 핑크베리는 2006년 여름 LA타임스등 주류 언론의 ‘극찬형 보도’에 힘입어 탄력을 받아 위세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에만 수십개의 업소를 낸 핑크베리는 ‘프로즌요거트=핑크베리’라는 인식을 심으면서 업계 선두주자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특히 비즈니스의 시작지점이 한인타운이 아니라 일반 주류 커뮤니티였다는 점과 한인이 아닌 다양한 인종을 타깃으로 한 비즈니스가 성공을 거뒀단 점에서 다양한 유사 업체의 등장을 예고하게 만들었다.
◆기하급수적 팽창=핑크베리의 출발 이후 연이어 키위베리, 스노베리, 요거베리, 아이스베리 등 ‘~베리’로 끝나는 브랜드 이름은 프로즌요거트 업체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다. 이후 대형 식당 프랜차이즈인 토다이가 ‘세피오레’란 브랜드를 개발해 내놓는가 하면, 한국에서 최대의 프로즌요거트 브랜드로 알려진 레드망고가 진출하는 등 브랜드를 가진 업체들이 프랜차이즈 혹은 체인을 내세우며 속속 1호점 개점에 열을 올렸다.
물론 이 기간 대부분의 커피샵과 카페들은 1만달러를 상회하는 프로즌요거트 기계를 들여놓고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면서, 한인타운 거의 전 카페에서 프로즌요거트를 먹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모든 브랜드들이 ‘정통의 맛’임과 ‘한인타운이 아닌 주류사회를 공략하는 비즈니스’임을 내세운 것도 업체들이 잡은 마케팅 포인트였다.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고 음료과 베이커리 등의 음료를 추가한 ‘하우스바이요거트’ 멜로즈 매장.
◆낮은 진입장벽이 불러온 필연적 과열=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고, 특별한 노하우 없이 운영도 가능하고, 마진도 높다는 장점은 유사 업체의 시장 진입의 길을 열었다. 과열 신호를 알린 첫 케이스는 지난해 11월 핑크베리사가 사업을 도용했다며 키위베리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이다.
관건은 ‘~베리’로 끝나는 비즈니스 이름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주장할 수 있느냐 였지만, 결국 ‘~베리’란 이름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이름이 됐다.
이후 핑크베리사는 지난 5월 일반인으로부터 ‘허위광고 및 불공정거래’를 이유로 소송을 당하게 되면서 “대부분의 업소에서 팔고 있는 프로즌요거트 제품이 주정부 규정상 프로즌요거트라고 부를 수 없다”는 유권해석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프로즌요거트 열풍은 식지 않고 있고, 연방특허청(USPTO)에 상표 등록한 한인 브랜드만 10곳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향후 시장 전망은=업계 관계자들은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한 LA와 남가주 일대에 프로즌요거트 업체가 ‘폭증’하면서 투자처로서의 매력은 한결 떨어졌으나, 동부나 중서부 등 아직 프로즌요거트가 뜨지 못한 지역에서는 가능성이 크다는 쪽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신종 비즈니스로 부상’, ‘우후죽순 개점’, ‘법정싸움’, ‘2~3년후 소멸’의 과정을 겪었던 보바집이나 해장국집처럼 빠르게 거품이 빠질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홍병식 경영학박사는 “포화상태에 다다른 한인타운에 추가로 진출해서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타주나 타지역 주류사회에서도 이미 자리를 잡고 성공한 유명 브랜드와의 경쟁을 피하지 않는 한 브랜드를 확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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