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최측근 줄줄이 사퇴...레임덕 가속화
후임에 처토프 국토안보부장관 물망
의회 등으로부터 집중적인 퇴진 압력을 받아온 앨버토 곤잘러스 미 법무장관이 27일 마침내 사임했다.
곤잘러스 장관은 이날 사임 성명을 통해 오는 9월17일자로 사임한다면서 법무부를 이끌어온 게 가장 큰 영예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 개월 간의 사임 논란 끝에 전격적으로 사임하게 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곤잘러스 장관은 이민 노동자의 후손으로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고 법무장관으로서 가장 어려운 시절도 아버지의 최고의 시기보다는 나았다는 말로 사임 소감을 대신했다.
곤잘러스 장관은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과 폴 울포위츠 전 세계은행 총재, 칼 로브 백악관 정치담당 고문에 이어 부시 행정부에서 작년 11월 이후 4번째로 중도 하차한 부시 대통령 최측근 고위인사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곤잘러스 장관이 의회 청문회 등에서 사임압력에 시달릴 때마다, 그에 대한 신임을 거듭 표명해왔기 때문에 곤잘러스 장관의 사임은 부시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운영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 집권 말기 레임덕 현상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의 고위관리는 이날 곤잘러스 장관이 지난 24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에게 전화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또 폴 클레멘트 법무차관이 차기 법무장관이 지명될 때까지 법무장관을 대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곤잘러스 미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장관이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CNN은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부시 대통령이 곤잘러스 법무장관의 후임에 처토프 국토안보부장관을, 처토프 장관의 후임에는 클레이 존슨 예산관리국(OMB) 관리담당 부국장을 각각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존슨 부국장은 부시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 시절에 주지사 비서실장과 부시-체니 정권 인수팀의 고위 간부를 역임한 바 있다.
곤잘러스 장관은 연방검사 무더기 해임과 불법도청사건과 관련해 입원중인 존 애슈크로프트 전 법무장관에 대한 협박설 등으로 인해 지난 24일 상원 법사위에서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는 등 그동안 사임압력에 시달려왔다.
곤잘러스 장관은 연방검사 무더기 해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촉구하는 의원들의 공세에 자신은 장관직에 남아 사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사임 직전까지도 굽히지 않았었다.
곤잘러스 장관은 불법 이민자의 후손으로 미국에서 히스패닉계 사상 최고위 공직인 법무장관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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