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막을 내린 한나라당 경선 무대에서 절정의 순간은 이명박 후보의 승리 발표가 아니라 오히려 패배한 박근혜 후보 ‘깨끗한 승복’ 선언이었다고 할 만큼 ‘아름다운 패배’를 택한 그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선 승리가 확정된 후 행한 연설에서 패배를 인정한다.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며 오늘부터 저는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선 패배가 확정된 후 박근혜 후보가 ‘깨끗한 승복’을 발표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본사 전송>
또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잊자. 하루아침에 잊을 수 없다면 며칠이 걸려서라도 잊자. 그리고 다시 열정으로 채워진 마음으로 돌아와 나를 도와줬던 그 순수한 마음으로 정권 창출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박 전 대표는 사생결단의 진흙탕 싸움 끝에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전 시장을 이기고도 여론조사에서 져 아쉽게 패배한 만큼 경선 결과에 불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선거 참모들과 의논도 하지 않고 곧바로 깨끗한 승복을 결정했고, 차분한 음성으로 이같은 의사를 밝히는 연설에 박 후보, 이 후보 지지자를 가릴 것 없이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박근혜 후보의 이같은 모습은 패자의 불복과 탈당으로 점철돼 왔던 한국 정당정치사에서 정치 수준을 확실히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마지막까지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 정말 존경스럽다” “깨끗한 승복과 동참, 멋있는 인격” “정말 대쪽 같고 아름다운 모습” “다음에 나오면 박 후보를 밀겠다”는 글들이 홍수를 이뤘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는 박 전 대표의 아름다운 패배가 완성되기 위해선 말뿐 아니라 이명박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는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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