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왼쪽)이 13일 백악관 기자회견에 앞서 사임의사를 밝힌 칼 로브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있다. 로브는 이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8월말로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부시의 오른팔 결국은 칼 로브‘이달말 사임’발표

측근이자 정치전략가
여러 스캔들 연루 의혹
정치공세 휘말려 낙마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자 정치 전략가인 칼 로브 백악관 정치고문이 이달 말 사임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2000년과 2004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 부시의 ‘오른 팔’로 불렸던 로브 고문은 이날 부시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임의사를 공표했다. 로브 고문은 이어 자신의 부인 및 아들과 함께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으로 떠났다.
1970년대부터 부시 대통령과 친분을 쌓은 로브 고문은 1993년 부시의 텍사스 주지사 선거 때부터 정치 자문역을 맡아 두 차례 대선 승리를 이끌어내는 등 ‘정치 귀재’로 불리며, 워싱턴 정가의 최대 막후 실세로 군림해 왔다. 그러나 로브 고문은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 누출사건인 ‘리크 게이트’의 당사자로 지목돼 소송을 당하면서 비판 여론에 시달렸고 잭 아브라모프 로비 스캔들과 연방 검사 무더기 해임사건에도 연루됐다는 의혹이 연이어 제기돼 민주당측으로부터 의회 증언을 요구받는 등 거센 정치공세의 표적이 돼 왔다. 한편 로브는 13일자 월스트릿저널 인터뷰 기사를 통해 이미 1년전인 지난해 여름 부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시했으나 급박하게 돌아가는 정치상황 때문에 사임 발표를 미뤄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의회 조사를 피하기 위해 사임하는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한 그는 지난해 중간선거 패배는 공화당의 잘못 때문이며 스캔들에 휘말린 공화당 후보를 대체하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기울이지 못한 것이 자신의 최대의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로브는 또 민주당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대선후보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힐러리가 나오면 공화당이 3회 연속 백악관을 장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