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친부모들 인터넷 사이트 개설
후회·죄책감 등 절절한 사연 올려
이역만리에 갓 낳은 핏덩이를 넘길 수밖에 없었던 회한과 죄책감. 이 때문에 속으로 눈물만 삼킨 채 아이를 찾을 수도 없었던 생부모들이 세상과 소통하며 아이들을 애타게 부르고 있다. 이달 온라인에 둥지를 튼 ‘민들레 친부모모임’(www.birthmothersmeeting)이 그 주인공이다.
1일 출범한 민들레 친부모모임에는 벌써부터 미국에서 한국 아기를 입양한 푸른 눈의 양부모, 그리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한인들이 글을 남기며 용기 있게 세상에 고개를 든 친부모들의 용기를 칭찬하고 있다.
한국 아기를 입양한 마사 크로포드는 “선택이란 것이 불가항력의 상황에 자주 놓이게 되는 것을 안다”며 자식을 입양보낸 친부모를 위로했고 2004년 한국 여아를 입양했다는 미국인 엄마는 익명으로 “매일 내 아이의 생모가 누구일까? 어떻게 아이가 생겼을까 궁금해 할 그 엄마를 상상한다”며 “미국에서 당신의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고 돕고 싶다는 마음을 글로 남겼다.
친부모들의 모임명인 민들레는 세상에 흩뿌려진 민들레 홀씨가 꽃을 피우듯 이역만리로 떨어져 있는 아이들이 훌륭하게 크길 바라는 친부모들의 작은 소망에서 비롯됐다. 친부모들은 모임을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한 소통의 공간 뿐만 아니라 해외 입양 반대를 위한 캠페인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홈페이지 대문에 걸어 놓은 ‘나의 아기, 나의 손으로’라는 문구는 일반인들에게 평범할 그 말이 뼛속까지 사무쳐 오는 죄책감의 발로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서드 맘’이란 아이디로 글을 올린 입양부모는 “당신들의 용기에 대해 존경심과 사랑을 보낸다”며 해외 입양 반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해외 입양 아이들을 위해 한국어와 영어로 운영되는 홈페이지는 미국 입양인 커뮤니티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생모를 찾아본 적이 없다는 한 한인 입양 여성은 “막상 글을 보니 복잡한 마음이 들더라”며 “생모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이들의 용기를 높이 산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