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중고 검도부 출실 ‘성검회’
고 김응문 선생 추모 세미나
가족, 한국 동문들도 초청
이국땅서 검도의 맥 이어가
예로부터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고 했다.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스승 존경’을 마음에 새기고 우정을 나누는 동문들이 있다. 바로 성남중고등학교 검도부 출신들로 구성된 ‘성검회’ 미주 동문들이다.
이들은 지난 달 세리토스에 있는 리저널 팍 체육관에서는 의미있는 행사를 가졌다. 지난 84년 작고한 자신들의 스승 고 김응문(검도 교사 8단) 선생을 추모하며 제2회 검도 세미나를 펼친 것이다.
남가주에서 활동하는 성검회 회원들은 물론 한인 검도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생전 스승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검도의 본과 기술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성검회 동문들은 이날 행사에 미국에서 세상을 떠난 고 김응문 선생의 가족과 각각 한국과 캐나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 김 선생의 수제자 선배를 초청,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이들의 동문사랑도 각별하다. 특히 한 스승 밑에서 같은 가르침을 받으며 선의의 경쟁을 펼친 사이다 보니 학창시절의 추억은 삶의 다른 어떤 기억보다 소중히 자리했다.
대학 졸업후 성남중고등학교 검도교사로 모교에 돌아가 7년간 후배들을 가르친 박재욱 사범(검도 교사 7단)은 지난 2000년 미국에 오자마자 친구 찾기에 나섰다. 고교시절 함께 수련했던 제임스 현(검도 4단)사범이 LA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30년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모습이었다. 박 사범은 전공을 살려 검도를 계속하고 있었으나 당대 라이벌로 실력을 겨뤘던 현 사범은 목사가 돼 있었다. 현 사범의 재능이 묻히는 것이 못내 아쉬웠던 박 사범은 친구에게 다시 운동을 시작할 것을 권유했다.
현 사범은 “수 십년만에 다시 만난 친구가 이제는 검도를 선수가 아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나이가 됐고 그렇게 실력이 꽃을 피울 것이라고 격려한 덕분에 지금은 사역과 검도를 접목시켜 활동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두 친구의 재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이프러스 검도장의 강은구 관장은 “후배들이 스승의 정신을 이어가고 우정을 나누며 검도의 정신과 맥을 이어가는 모습에 흐믓하다”며 “앞으로도 계속적인 세미나와 모임을 통해 검도를 더욱 활성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재욱 사범 역시 “검도는 예의를 배우고 정신집중을 기르며 자세를 고치는 데는 매우 좋은 운동”이라며 “이 시대 마지막 무도라 할 수 있는 검도를 통해 옛 것을 지키는 노력과 스승을 존경하고 모시는 모습은 요즘 어린이들에게 큰 가르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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