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러동에서 똥가방은 기본”
“별다방 갈까 콩다방 갈까”
‘바꿔 부르기’아시나요
“훌러동에서 똥가방 하나는 기본이지”
“콩다방 갈래? 별다방 갈래?”
“주말엔 윌산골프장에서 만나”
무슨 말인지 고개를 갸우뚱한다면 당신의 ‘LA 현지화 능력’은 낙제점. 한인들 사이에서 영어표기 바꿔 부르기가 인기다. 한인사회 규모가 커지면서 영문 지명이나 상호 등 한인들이 자주 가거나 접하게 되는 이름들을 발음하기 편한 한국어로 변경해 부르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몇몇 단어들은 한인이 본래의 영어단어 만큼이나 일반적으로 사용, 오히려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LA 현지화 실패’로 낙인찍히기 일쑤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지명이나 도로 이름을 비슷한 한국어로 바꿔 부르는 경우다. 한인들이 모여 사는 ‘풀러튼’은 ‘훌러동’, LA 한인타운 서쪽 한인 밀집 아파트촌인 ‘라브레아 팍’은 ‘라브리 마을’로 불린다. 한인 타운을 남북으로 가로 지르는 ‘버몬트 애비뉴’는 발음이 비슷한 ‘버문동’으로 통한다.
골프 마니아들이 한국식 이름인 ‘윌산골프장’은 한인타운 인근 그리피스 팍 내 위치한 ‘윌슨 앤드 하딩 골프장’을 칭하는 말이다.
주류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한인들 사이에서 ‘별다방’, ‘커피 빈’은 “콩다방’으로 변신했다. 덕분에 한인 노년층이 모여 여가를 보내는 웨스턴과 7가의 ‘맥도널드’는 ‘웨스턴 맥다방’으로 통한다. 한인들이 주로 마시는 음료 중 하나인 ‘닥터 페퍼’는 ‘후추박사’, ‘마운틴 듀’는 ‘산이슬’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한인 여성들 사이에서는 ‘똥가방’이 유명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인 ‘루이비통’의 핸드백을 뜻한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 젊은이들은 대화 중 잘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네, 이년에게 물어보자”고 말하는데 이는 ‘인터넷 검색 사이트인 네이버의 지식인을 통해 알아보자’는 말과 같은 표현이다.
직장인 케빈 권(48)씨는 “버문동, 맥다방, 훌러동, 윌산골프장 등과 같은 표현은 LA 한인들 사이에서만 통할 수 있는 재치 있는 표현”이라며 “미국에 오래 산 한인들보다 이민 온지 5년 내외의 한인들과 이야기 할 때 한국식 표기명을 더 많이 듣게 되는데 그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에 웃을 때가 많다”고 전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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