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이 생생한 길거리의 사진을 찍어 제공하는 3차원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사생활 침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7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기존의 평면형 지도에다 주요 공공 건물과 상가, 주택 등을 사진으로 찍어 함께 제공하는 `스트리트 뷰(Street View)’ 프로그램을 지난 5월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비주얼 데이터를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에 포함된 지역은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등 5개 도시에서 출발한 데 이어 6일부터는 샌타모니카에서 LA 다운타운, 애너하임, 롱비치, 뉴포트비치, 헌팅턴비치를 포함하는 LA카운티와 샌디에이고 및 오렌지 카운티 등 남가주 일대와 텍사스주 휴스턴, 플로리다주 올랜도까지 확대됐다.
수개월간 몰래 카메라를 찍듯 작업해 올려지는 이들 사진은 maps.google.com에 들어가 스트리트뷰를 클릭하면 되는데, 문제는 건물만 찍는 게 아니라 현장에 있던 주변 사람도 함께 찍히면서 사생활이 노출되고 만다는 것.
실제로 스탠퍼드대학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을 하는 학생들이나 경찰관에 의해 티켓을 끊는 오토바이 운전자, 오클랜드의 성인 서적에 들어가는 남성 등의 사진들이 문제가 됐던 것들.
구글 측은 이들 사진을 이용할 경우 부동산 매물을 찾는 이들이 원하는 지역과 주변 건물을 쉽게 파악하거나 식당을 확인할 수 있는 등 유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프라이버시 전문 변호사들도 현행 법상 공공 장소에서 원하는 어떤 사진도 찍을 수 있는 등 이들 사진이 완전히 합법적이라며 구글을 옹호하고 있다.
구글의 스트리트뷰 제작 책임자인 사이드 스티븐 차우씨는 유저들에게 특정 위치를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개인의 보안 문제나 프라이버시를 현저하게 침해한다는 사유를 들어 불만을 접수하면 해당 이미지를 내려주지만 그 숫자는 미미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 단체 등은 비록 위법 사항은 아닐지 모르나 어느 누구도 개인 사생활이 일반에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고 무차별적으로 사진을 촬영해 게시할 경우 유명 인사들을 추적하고 있는 파파라치나 스토커들이 악용할 여지도 충분한 데다 문제가 돼 삭제되기 이전에 이미 온라인상에 사진들이 떠돌아 다닌다고 지적한다.
세계프라이버시포럼(WPF)의 팸 딕슨 전무는 우리의 사생활 공간들이 실제 침해당하고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우리는 누구도 프라이버시가 일반에 노출되기를 원치 않지만 한번 찍히게 되면 온라인상에서 아주 오래 기억되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생활 옹호론자들은 인물이 들어갔을 경우 얼굴을 희미하게 처리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사진 촬영 계획이 있을 경우 지역과 날짜를 사전에 게시, 사람들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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